천안 종오리농장 30㎞ 인접 평택·안성 등 “소독외 방법없어” 확산방지 총력
구제역에 이어 충남 천안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인접지역을 중심으로 도내 양계 농가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평택과 안성지역 양계 농가들은 AI 발생 종오리 농장으로부터 30㎞정도 떨어져 불안감이 커지고 있으나 양계장 소독 외에 뚜렷한 예방 방법이 없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이들 지역은 지난 2007∼2008년 AI가 발생해 31개 농가에서 사육하는 닭과 오리 36만4천수 강제 살처분을 경험했다.
30일 경기도와 도내 양계 농가에 따르면 이날 도와 인접한 충남 천안 풍세면 종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하자 농가와 지자체들이 방역을 강화하는 등 AI 확산방지를 위해 안간힘이다.
평택시는 구제역 및 AI 예찰과 함께 방역특장차량 5대를 동원, 가금류 사육농가 입구에 생석회를 투입하는 등 방역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시는 현재 4곳인 방역통제소를 6곳으로 늘리고, 16만여두의 한우 및 젖소와 327만여수의 닭과 오리 등을 사육하는 총 1천191농가에 대해 담당 공무원을 지정, 긴급 전화예찰 활동 중이다.
양계 농민들도 양계장 소독 강화 등 예방활동을 펼치고 있으나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육계 5만마리를 키우는 안성시 대덕동 윤모씨(54)는 AI 발생 소식을 접한 뒤 외부인을 접근을 차단한 채 양계장 소독 회수를 늘렸다.
구제역 여파와 연말을 맞아 닭고기 소비량이 늘면서 마리당 가격이 1천400원에서 1천800원으로 오르는 시점에서 AI가 발생, 양계 농가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윤씨는 “구제역 발생으로 뒤숭숭한 상황에서 안성과 인접한 지역에서 AI가 발생해 걱정”이라며 “농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외부인 출입금지와 양계장 소독 정도밖에 없어 암담하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2008년 AI가 발병했던 평택시에서 닭 4만마리를 사육하는 정모씨(63)는 “2008년 당시에도 병이 온 것도 아닌데 출하가 금지돼 수억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에도 같은 피해를 당하면 농장을 접는 방법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도내 타 지역 양계 농가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화성에서 닭 5만마리를 사육하는 이모씨(56)는 “사료값과 난방비가 올라가 생산원가는 높아졌는데 AI 발병으로 닭 소비가 줄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AI가 확산되거나 장기화되면 소비는 줄고 재고는 늘어나 농가 피해가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도내 양계 산업 규모는 797가구에서 3천292만6천 마리를 사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선호기자 lshgo@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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