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경기최고 - ‘거장이 된 천재’ 장한나
“더 많은 사람이 클래식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돕는 길잡이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클래식 음악의 매력을 이야기할 때 100여 명이 같이 숨쉬며 연주하는 교향곡을 빼놓을 수 없잖아요. 30~40분 되는 클래식곡 하나에 엄청난 감동이 살아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 좀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감동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사람들의 생각도 변할테고, 음악이 사회를 변화시킬 수도 있지 않겠어요? 저는 음악에 그런 힘이 있다는 걸 믿거든요.”
천재 첼리스트 장한나(28)는 수원 매탄동에서 태어나 2학년때까지 매탄초교를 다녔다.
그의 첼로 인생은 수원에서 시작됐다. 초등학교 입학선물로 엄마가 친구처럼 지내라며 첼로를 선물해 준 게 계기였다. 이후 마침 같은 동네에 살고 있던 당시 수원시향 단원에게 연주의 기초를 배웠다. 이제 막 걸음마를 땐 어린 첼로 연주자 장한나의 첫 무대는 학교 연주회였다.
“바이올린을 하는 친구하고 피아노 치는 언니하고 그렇게 셋이서 작은 연주회를 열었어요. 모두 미숙하긴 했지만 재밌었던 연주회로 기억해요.”
첫 연주회의 즐거웠던 기억은 지난 20년 외길 연주인생에서 첼로와 편한 친구처럼 함께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장한나가 첼리스트로서 처음으로 세상에 이름을 알린 건 16년 전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로스트로포비치 콩쿠르 결선무대. 자그마한 체구의 열두 살 소녀가 빨간 원피스를 입고 하이든 협주곡 C장조를 열연하는 모습은 세인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결과는 최연소 우승. ‘신동탄생’의 순간이었다.
세계적인 첼리스트로 유명세를 탄 장한나는 3년 전 지휘자로 변신했다. 성남아트센터서 열린 국제청소년교향악단 축제에서 한국·중국·독일의 연합 오케스트라를 이끈 것. 그의 도전은 음악계의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뉴욕 필하모닉의 전 지휘자 로린 마젤, 줄리아드 음대의 제임스 드프리스트 등 세계적인 지휘자들이 지휘 스승과 후원자로 자처했다.
장씨는 8월 14일부터 2주간 성남아트센터에서 열린 음악축제 ‘장한나의 앱솔루트 클래식’에서 ‘음악 감독’으로 또 한번의 변신을 시도했다.
특히 공연에 스승 로린 마젤도 직접 섭외해 관심을 끌었다.
“3월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마젤과 함께 오페라를 공부했어요. 마젤이 한 달 동안 세편의 오페라를 공연했는데, 제가 부지휘자로 따라가서 모든 과정을 지켜봤죠. 한국에서 축제를 열 건데, 음악 안에서 많은 사람이 하나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거라고 말씀 드렸죠.”
장씨가 세계적인 음악가로 우뚝 선데는 자신의 연주에 대해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진실된 연주를 하는 것, 그리고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관객과 나누려는 데서 시작됐다.
그리고 한번의 연주에 필요한 책을 기본적으로 500권 정도는 머릿속에 집어 넣어야만 한다는 지휘자의 위치에 올라서기 위한 그녀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