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기후에 구제역 겹쳐 농가들 ‘시름’… 우유 제조업체도 ‘비상’
구제역 여파로 낙농가들이 원유 공급 물량을 못채워 울상을 짓고 있다.
올해 초 한파와 여름 일조량 부족 등 잇따른 이상기후로 인해 젖소들이 스트레스를 받은데다 구제역까지 겹치면서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28일 한국낙농육우협회 및 도내 낙농가들에 따르면 구제역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젖소를 기르는 낙농가들의 산유량도 20% 가량 급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천 P목장은 80두의 젖소를 키우며 하루 1천150㎏의 원유를 우유제조업체에 납품할 수 있지만 최근 구제역 발생 이후에는 820㎏을 공급하는데 그치고 있다.
지난 25일 백신 예방접종을 마친 이 농가에서는 앞으로 1주일 가량 더 마음을 졸여야 구제역에 대해 안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산유량 감소로 인한 농가 소득 감소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P농장주 성모씨는 “양성 판정 반경 500m내 예방적 살처분 조치를 당한 농가에서 소가 없는걸 깜빡하고 새벽에 우유를 짜러 나갔다는 얘기가 들려올 때마다 남일 같지가 않다”며 “쿼터량도 쿼터량이지만 하루빨리 구제역이 끝났으면 하는 바람 뿐”이라고 토로했다.
양주의 Y목장도 젖소의 도태율이 높아지면서 산유할 수 있는 소들이 줄어들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이 농가는 920㎏의 일일 쿼터량 중 700㎏만 겨우 납품하고 있을 정도이며, 구제역으로 인해 소값이 치솟으면서 소를 구입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여주의 S목장, 화성의 G목장 등 도내 대부분의 낙농가들이 평균 20% 가량 납품량을 채우지 못하면서 서울우유는 지난 25일 하루 평균 원유 물량 1천950t의 7.1%에 해당하는 140t 가량을 공급받지 못하는 등 우유 제조업체들의 불안감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섭 한국낙농육우협회 부회장은 “현재 대부분의 농가에서 쿼터량을 맞추지 못하는 등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후보군을 양성하기까지 향후 3~4년간은 구제역 여파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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