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 詩語로 담아”

이호연 해병 청룡부대 사단장

현역 해병대 장성이 6·25발발 60주년을 맞아 호국 영령을 추모하는 시집을 발간, 지휘관 참고 자료 및 장병 호국정신 함양 등 안보교육 자료로 활용해 화제다.

 

국립서울현충원, 대전현충원 등지의 비문을 정리한 ‘해와 달이 지켜주는 사모시(思慕詩)’가 그것으로 시집을 엮은 이는 다름아닌 청룡부대 이호연 사단장(53·해사 34기).

 

이 사단장은 비문에 새겨진 전쟁의 상흔과 눈물,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불꽃 같은 삶을 마감한 시대의 영웅들의 가슴 찡한 사연들을 정리해 시집을 읽는 장병들이 6·25의 참상과 그 의미에 대해 실체적으로 공유하고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호국영령들의 소중한 얼을 다시 만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천안함 사태와 관련, 온 국민의 심금을 울렸던 ‘772함 수병은 귀환하라(김덕규 作)’, ‘수병은 묵언으로 답한다(윤승호 作)’와 故 한준호 준위를 기리는 추모시를 함께 엮어 60년 동안 이어진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뜻을 한 권의 책으로 다시 만나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사단장이 충혼탑을 참배하며 비문을 정리하게 된 것은 20여년 전. 국립서울현충원에 참배하러 갔다가 하얀 소복 차림의 할머니가 아들 비석을 어루만지는 손길에서 애달픈 모정을 느꼈고, 남편 비석 앞에 넋을 잃은 채 쪼그려 앉아 눈물을 닦는 서른 남짓의 여성을 보며 눈시울을 적신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일을 계기로 비문에 관심을 갖게 된 이 사단장은 매년 현충일이면 국립서울현충원을 비롯한 국내 곳곳의 충혼탑을 참배했으며 그 때마다 카메라와 메모지에 비문을 정리해 6·25 발발 60주년을 맞아 책으로 발간한 것이다.

 

시집 머릿말에서 이 사단장은 “그들의 희생에 대한 물질적 보상도 중요하지만 후손들이 잊지 않고 기억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며 “이 책을 보는 신세대 장병들이 참군인의 자세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인식하는 소중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대측은 이 시집이 군 장병 뿐만 아니라 김포·강화지역 보훈단체 및 고등학교에도 배포, 청소년들의 나라사랑과 호국영령에 대한 성숙한 의식을 형성하는데도 보탬이 되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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