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배운 한 뒤늦게 풀었죠”

‘만학의 꿈’ 이룬 신평림 할머니, 80세 유치원교사로 활약

“못 배운 것이 평생 한이 됐어요, 이 늙은이가 뭐 내세울 것이 있겠어요.”

 

광명지역의 80대 노인이 만학으로 대학을 졸업한 후 유치원 교사로 활동해 화제다.

 

주인공은 광명1동에 거주하는 신평림 할머니.

 

그는 1931년 전남 영광에서 태어나 해방을 맞이한 1945년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것이 정규학력의 전부다.

 

슬하의 1남 6녀를 키우면서 평생 배우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아 있던 신 할머니는 72세의 나이에 서울 마포에 자리한 양원주부학교에 입학했다. 그곳에서 중·고등학교 과정을 이수하고 검정고시를 통해 대입입학 자격을 얻었다. 그리고 2005년, 75세의 나이에 대구에 있는 영남외국어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대학에서 보육교사와 사회복지사 2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당당히 졸업한 신 할머니는 평생 소망하고 그리워하던 학사모를 썼다. 신 할머니는 학사모를 쓰던 그날을 평생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신 할머니는 지역 주민센터와 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문화교실에도 빠지지 않고 수강, 서예와 한자공부를 병행했다. 그 결과 지난 2008년 제11회 대한서예대전과 2009년 소요산 전국서예대전에 작품을 출품해 입상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았다.

 

신 할머니는 지난해 11월 노동부의 ‘디딤돌 일자리사업’을 통해 서울 신당동에 자리한 한 유치원에서 유치원교사로 일하고 있다. 근무기간은 지난 4월말로 종료가 됐지만 유치원측의 배려로 지금까지 근무를 하고 있다.

 

신 할머니는 그곳에서 30여명의 종일반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자와 서예를 지도하고 있으며 한글과 수학 보조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신 할머니가 ‘디딤돌 일자리사업’을 통해 6개월 동안 정부에서 받은 급여는 월 75만원. 매일 집에서 직장이 있는 서울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하는 신 할머니의 걱정은 지적 1급장애를 안고 있는 막내 딸(38)이다.

 

40여㎡ 작은 빌라에서 단 둘이 살고 있는 신 할머니는 출근할 때면 항상 막내 딸이 눈에 밟혀 발 걸음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고 했다.

 

뒤늦게 공부를 시작한 이유에 대해 신 할머니는 “공부를 하다보니 인생의 참된 의미를 되찾고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지역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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