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중 의식 잃은 응급 노인 구조 “당연히 할 일”

육군 수도기계화사단 윤혁민 이병

입대 후 첫 휴가를 나가던 이등병이 버스 안에서 의식을 잃은 노인의 생명을 구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육군 맹호부대 윤혁민(21세) 이병.

 

윤 이병은 5월 16일 첫 휴가를 받아 서울집으로 가기 위해 포천에서 버스를 탔다. 버스 맨 뒷자석에 자리를 잡은 윤 이병은 버스가 출발하자 곧바로 단잠에 빠졌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윤 이병은 ‘허윽’ 하는 신음소리에 잠을 깼다. 눈을 뜨니 맨 앞자리에 앉아 있던 할아버지가 벌떡 일어난 것이 보였으며 왜 일어났는지 의문도 품을 겨를도 없이 갑자기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할아버지는 쓰러질 때 충격으로 입에서 피가나고,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버스안에는 10여명의 승객들이 있었으나 누구하나도 나서서 응급처치를 하지 않고 처다만 보고 있었다.

 

윤 이병은 할아버지의 상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버스를 세워 부축해 버스에서 내렸다.

 

할아버지를 어떻게 처치해야 할 지 막막한 순간, 윤 이병의 뇌리에 신병구급대에서 배운 구급법이 떠올랐다.

 

우선 숨을 쉬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 윤 이병은 할아버지를 뉘어 놓고 벨트를 풀어 몸을 편하게 한 뒤 기도를 확보하기 위해 손목을 뒷목에 대고 턱을 들어 올렸다. 그리고 손가락으로 거품을 제거하니 할아버지의 호흡이 안정을 되찾았다.

 

윤 이병이 응급처치를 하는 사이 버스기사가 부른 119 구조대가 도착했고 할아버지는 구조대에 인계돼 안정적인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버스기사 최형일씨(46)는 “구조대가 오기까지 10분이 걸렸는데 그동안에 응급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할아버지는 돌아가실 수도 있었다”며 “남의 일에 선뜻 나서지 않는 요즘 세태 속에서 윤 이병과 같은 멋진 젊은이가 있어 참으로 든든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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