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남부까지 구제역… 지자체 생석회 확보전쟁

강추위에 소독액 분사 불가능한데 공급량 턱없이 부족… 축산농가 ‘발 동동’

구제역이 경기남부권으로 확산되면서 경기도 축산농가의 기반이 무너질 우려를 낳고 있는 가운데 방역제인 생석회까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구제역의 추가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로 소독액 분사가 불가능해 생석회가 사실상 유일한 구제역 예방책인데도 불구, 수급이 안되면서 지자체와 농가마다 때아닌 생석회 확보 전쟁을 치루고 있다.

 

26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도는 강원도 영월과 원주 등의 생석회 공장으로부터 1일 150t을 공급 받아 구제역이 발생한 시·군에 우선 배포하고 있다.

 

그러나 포천, 연천, 고양 등 경기북부지역에서 여주 등으로 구제역이 급속히 확산되고 인근의 지자체와 축산농가들도 방역을 위해 생석회 구입에 나서면서 수요량이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일부 시·군들이 수일째 생석회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는 등 조속한 시일내 대책마련이 안 될 경우 구제역의 급속한 확산까지 우려되고 있다.

 

안성시는 이달 초 비축된 생석회 물량 100t을 축산농가에 전부 배포하고, 추가로 60t을 주문했지만 물량이 없어 15일째 받지 못하고 있다.

 

안성지역에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1천350여 농가에 8만두의 한우가 있으며 돼지도 28만여두에 달해 생석회 공급이 더욱 지연될 경우 방역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다.

 

또 한우 1만8천두와 돼지 35만두를 보유한 이천시 역시 구제역 확산 양상에 따라 지난 15일 22t의 생석회를 업체에 요청했으나 10일만인 지난 25일에 공급받았다. 특히 지난 22일 190t을 추가 요청했지만 1월 중순 이후에나 공급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아 방역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고양시는 지난 22일 도에 생석회 200t을 신청했지만 현재까지 25t씩 네차례에 걸쳐 절반인 100t 밖에 공급받지 못했다. 현재 보유량이 29t에 불과, 3일 후면 생석회가 모두 소진돼 생석회 공급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밖에 가평군도 총 538t의 생석회를 공급받아 현재 298t이 남아있지만 매몰지역 사후관리 등으로 조만간 모두 소진할 예정으로 지난 23일 130t을 추가 신청했지만 조기에 공급받기 어려운 등 도내 지자체마다 생석회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생석회를 생산하는 강원도의 B업체 대표는 “생석회를 차질 없이 공급하기 위해 연장근무까지 하고 있지만, 구제역이 계속 터져 물량공급을 감당해낼 수 없다”며 “애초부터 축산농가들이 있는 시·군이 생석회를 미리 비축해 놓았다면 공급에는 문제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현재 생석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구제역 발생지를 중심으로 우선 배포하는 등 생석회 공급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진상·홍병의기자 dharma@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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