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채 등 부식 떨어지고… 동파 속출 소식에 고향 못 간 주민 70여명 육지서 망연자실
“채소 등 부식도 떨어져가고 갑작스런 한파로 상수도관 등의 동파피해도 심각하다는데 악천후로 결항이 계속돼 막막할 따름입니다.”
지난 23일부터 결항이 이어진 26일 새벽 6시께 연평도행 여객선의 출항을 두시간 앞둔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
서해안에 발효된 ‘풍랑주의보’로 3일째 발이 묶였던 70여명의 주민들은 연평도에 남아 있는 이웃들에게 나눠줄 채소 등의 각종 부식을 한아름 손에 쥔 채 ‘집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서해안의 높은 파도로 인해 오전 8시에 출항할 예정이었던 여객선이 결항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른 새벽부터 인천항을 찾은 주민들은 실망스러운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특히 주민들은 상수도관 및 보일러관 동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저마다 걱정스런 한숨을 내쉬며 망연자실해 하는 모습이었다.
이에 주민 10여명이 갑작스런 결항에 항의하며 고성을 지르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강명성 연평도주민자치위원장은 “오전 6시30분이 돼서야 결항소식을 알려주는 바람에 풍랑주의보 해제소식을 듣고 인천항을 찾은 주민 70여명이 헛걸음만 하게 됐다”면서 “갑작스런 한파로 동파 피해가 잇따르고 있는 만큼 하루 속히 연평도로 갈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함께 연평도 내에서 복구작업에 힘쓰고 있는 주민 K씨(46)도 전화를 통해 “배가 4일째 끊겨 주민 상당수가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며 “이날 오후부터 기상이 더 악화된다고 들었는데 결항이 계속되면 어찌할지 정말 걱정”이라며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인천항상황실 관계자는 “지난 23일부터 결항이 계속된 만큼 가능한 한 운행을 할 계획이었지만 파도높이가 3~4m에 달하는 등 운행한계점인 2.5m를 웃돌아 부득이 결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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