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백신 예방접종 첫 날
일부 농가, 등급하락 등 부작용 우려 거부
연말까지 파주ㆍ연천 등 6만9000두 접종
구제역 확산에 따른 농림수산식품부의 예방접종 결정으로 지난 25일부터 파주, 연천, 고양지역 한우·젖소·육우 농가에 대한 예방접종이 전격 시작됐다. 그러나 영하 10도를 밑도는 강추위로 인해 주사액이 얼면서 접종요원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일부 농가들은 출하지연, 산유량 감소 등 예방접종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예방접종을 거부하기도 했다.
예방접종 첫날인 이날 오전 11시 파주시 파주읍 부곡리 A씨의 육우농장. 푸른색의 전신 방역복에다 비닐신발로 무장한 접종요원 4명과 농장주가 예방백신 접종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하지만 강추위로 인해 연속 주사기가 아닌 1회용 주사기를 사용하면서 접종요원들이 크게 애를 먹었고 농장주의 침울한 표정까지 겹치면서 농장에는 침통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무엇보다 예방접종을 위해 소를 고정시키는 일이 힘들었으며 농장주의 도움으로 30~40여분의 사투끝에 겨우 소들을 고정시켰고 이내 접종요원들이 백신을 소의 엉덩이 부분에 주사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소들이 강렬히 저항, 접종요원들이 안전사고를 당할뻔한 순간이 잇따르기도 했다.
예방접종 후 접종요원들의 대장보다 농장의 소가 2마리 더 많은 것이 발견됐다. 농장주 대장과 일일히 비교했지만 결국 차이점 파악에 실패, 다시 소를 고정시킨 뒤 귀표를 부착하느라 1시간여를 더 소비하기도 했다.
농장주 S씨는 “몇년전 브루셀라 예방접종으로 인해 자연 유산 등 부작용으로 큰 손실을 입어 이번 예방접종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면서 “하지만 정부 정책으로 예방접종을 거부할 수도 없어 접종키로 했지만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고 하소연 했다.
이날 고양시 일산동구 지영동 B한우농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낮 12시께 도착한 예방접종 요원들은 농장주와 접종계획을 상의한 뒤 한우 164두에 대한 접종을 시작, 오후 3시께 완료했다.
농장주 L씨는 “일단 위기를 넘겨 소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접종을 승낙했다”면서 “하지만 언제부터 도축할 수 있는지, 한우등급이 떨어지는데 대한 보상은 어떻게 되는지 전혀 듣지 못했다”고 우려를 보였다.
이날 고양에서는 덕양구 C농가 등 2곳에서 한우등급 하락과 부작용 등을 이유로 백신접종을 거부하기도 했지만 대부분 예방접종을 수용했다.
예방접종을 거부할 경우 500만원이하의 과태료 처분과 구제역 발생시 최대 60%의 보상금 감액, 출하 불가 등의 불이익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아울러 연천군 전곡읍의 B젖소농가에도 이날 예방접종팀이 방문, 예방접종을 벌였지만 영하 15도의 강추위에 주사액이 얼면서 주사기가 깨지는 등 접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93개팀 372명으로 이뤄진 접종요원들은 오는 31일까지 파주 723농가 3만1천두를 비롯해 연천 1만8천두(396농가), 고양 2만두(345농가) 등에 예방접종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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