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공포 확산> 낙농가 이중고
“구제역 때문에 폐기할 원유를 매립할 곳을 파놓고 기다리고 있다. 삶의 의욕을 잃었다.”
22일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젖소 150마리를 키우는 최명희씨. 그는 젖소에서 짜낸 원유를 모두 버려야한다는 현실에 망연자실 하늘을 쳐다보며 깊은 한숨을 지었다.
전국으로 확산되는 구제역으로 낙농가들이 이중고를 겪고있다.
살처분 반경으로 자식같은 젖소를 묻거나 구제역 발생지역 반경 3㎞이내 위험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반출 금지와 함께 폐기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최씨도 포천 일동 구제역 발생지역에서 2㎞정도 떨어져 살처분대상에서는 벗어났지만 이날부터 매일 생산되는 2천500ℓ를 폐기처분해야 한다.
양주시 은현면 도화리에서 젖소 70마리를 키우고 있는 김형남씨도 “하루 1천200ℓ를 S우유차량이 수거해 폐기하고 있다”며 “그동안 15일마다 원유대금을 받아왔는데 정부가 보상 얘기도 없이 무조건 폐기토록 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상을 해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보상도 없이… 무조건 반출 금지·폐기 타격심해”
김씨는 “젖소농가들이 사료값은 정상대로 들어가고 생산되는 원유를 제대로 못파니까 타격이 심하다”며 “특히 은현면 일대 S우유에 원유를 납품하는 농가들의 타격이 크다”고 걱정했다.
S우유 양주집유장에 따르면 지난 14일 양주시 남면 상수리와 도하리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뒤 경계지역 내에서 생산되는 하루 평균 38t가량(2천600만원)의 원유를 검준산업단지 부근에 매립하는 등 해당 시·군이 지정한 장소에 묻고 있다.
이와 함께 양주지역의 대부분의 원유를 집하해 우유를 생산하고 있는 회천면 S우유 양주 1공장은 원유가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우유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우유 관계자는 “내일부터 초등학교가 방학에 들어가 이 기간 동안 우유급식이 중단되므로 생산에 차질을 빚더라도 큰 문제는 없는 것”이라고 밝힌 뒤 구체적인 생산감축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편 지난 15일부터 21일까지 양주, 파주, 고양, 연천 등 4개 지역 88개 낙농가에서 집유된 431t의 원유를 폐기했다. 북부취재본부=김동일·이상열기자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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