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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륵사에서 만난 은행나무
오피니언 이해균의 스케치여행

신륵사에서 만난 은행나무

오늘 M에게 결정적으로 한소리 들었다. 영혼이 허공에 있으니 산문(山門)에나 들라고. 허락 받은 가출이나 갈 곳이 없다. 프로이트의 무의식적 발로가 결국 여주 신륵사였다. 화를 달래려고 차고 깊은 강심에 마음을 내렸다. 수령600년 은행나무를 스케치할 때 손이 몹시 시렸다. 바로 옆의 동갑내기 참나무가 관심을 주지 않는데 불만인 듯 고슴도치처럼 가지를 세우고 삐쭉인다. 오랜만에 찾은 절에 극락 보전이 사라져 이상했으나 지난 6월 해체복원작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몇 년 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곳을 찾았을 땐 극락보전에 이런 현수막 하나가 걸려있어 훈훈했었다. ‘사랑과 은혜의 예수님께서 이 땅에 오신 것을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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