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된 가출곰… 화려한 복귀

대공원 “젊은 짝 찾아줄 것”

집으로 돌아온 말레이 곰 ‘꼬마(수컷·7세)’가 16일 오후 2시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됐다.

 

과천 서울대공원 우리를 탈출해 청계산을 누비다 9일만인 지난 15일 포획된 지 딱 하루 만이다.

 

‘청계산 대장정’으로 얻은 유명세 탓에 영하 5℃를 밑도는 추운 날씨에도 수십명의 취재진은 물론 등산객과 인근 학교의 학생들은 꼬마를 보러 말레이 곰 우리를 찾았다.

 

오후 2시20분께 우리 내부의 철창이 열리자 꼬마의 연상 여자친구 ‘말순이(30세)’가 꼬마에게 다가서며 반겼지만 꼬마는 나오지 않은 채 몸을 움츠렸다.

 

꼬마를 기다리던 관람객들은 고개를 쭉 빼고 까치발을 한 채 “사람이 무서운가봐, 그러니까 안나오지”라며 웅성댔다.

 

문을 연지 5분여, 사육사가 우리에 건빵을 뿌리자 그제서야 나타난 꼬마는 주섬주섬 건빵을 집어 먹었다.

 

이어 사과를 던져주자 앞발로 움켜 쥐고 먹으며 자신을 둘러싼 카메라를 둘러보는 여유도 보였다.

 

하산하는 길에 꼬마를 보러 들렀다는 등산객 고복수씨(74)는 “이렇게 시커멓고 작은 줄은 몰랐다”며 “저렇게 작은데 어떻게 산에서 지냈나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꼬마는 우리 안을 어슬렁 거리며 돌아다니는 말순이와는 달리 던져준 먹이를 먹는 것 외에는 큰 움직임이 없는 등 다소 위축된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꼬마를 담당하는 함계선 사육사는 “탈출 전 꼬마는 무척 활발하고 천방지축이었는데 야생에서 낯선 상황을 접한 후 약간 소심해진 듯 하다”며 “그래도 건강하니 시간이 좀 지나면 예전 모습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꼬마를 유인하기 위해 썼던 포도주, 꿀, 정어리에 대해서는 “평소 꼬마는 고구마, 닭, 사과 등을 먹으며 냄새가 많이 나는 것으로 유인하기 위해 포도주 등을 사용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꼬마의 탈출은 말순이가 자신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자 화난 탓도 있을 것”이라며 “꼬마의 나이와 맞는 말레이곰을 데려와 새로 짝을 맺어 주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성보경기자 boccu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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