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방공 특별 대피훈련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15일 오후 2시 민방위법 제정 이후 35년 만에 처음으로 전 국민이 참여하는 민방공 특별 대피훈련이 실시됐다. 그러나 턱없이 부족한 대피시설과 홍보부족 등으로 형식적인 훈련 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특히 일반시민들은 민방공 특별 대피훈련에 대한 행동 요령들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고 일선 학교에서도 통일된 지침에 따르지 않고 학교마다 제각각의 훈련 모습을 보이는 등 안보 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후 2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수원역 남측광장과 맞은편 버스정류장 등에는 20여대의 버스가 정차했으나 단 한대의 버스에서만 20여명의 승객이 하차에 지하철역으로 대피했다. 나머지 승객들은 훈련이 끝날 때까지 버스에 승차한 채로 대기했다.
수원역 주변에는 구청과 주민센터 등에서 나온 140여명의 민방위 요원이 배치됐으나 대부분의 시민들은 사이렌 소리에 아랑곳하지 않고 버스에 승차하거나 보행을 계속하는 등 훈련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지하철역이나 지하도로 대피한 시민들도 건물 안쪽으로 대피하지 않고 입구 쪽에 몰렸으며 “날씨도 추운데 뭐하는 거야” 등의 불만 섞인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대다수 행동요령 몰라 대피장소 못 찾아
경보 아랑곳 않고 제 갈 길 가는 사람에
날씨 춥다고 아예 훈련 외면하는 학교도
또 고양시는 민방공 훈련 점검을 위해 맹형규 행안부장관까지 방문했으나 실제 지역주민들의 훈련 참여는 저조했다.
맹 장관이 참관한 고양동 푸른마을 아파트에서는 주민 150여명이 지하주차장으로 대피했으나 대부분의 아파트 주민들은 사이렌이울려도 대피하지 않았고 통제요원들이 배치되지 않은 도로 곳곳에서는 차량들이 주행을 계속했다.
고양시 화정역 앞 도로변 버스 정류장에 서 있던 버스들은 통제요원들의 안내에도 불구, 승객들이 한명도 하차하지 않았고 거리 시민들도 마땅한 대피 장소를 찾지 못해 ‘갈팡질팡’하는 모습이었다.
버스운전사 이모씨(56)는 “이미 버스요금을 지불한 승객들을 하차시킬 경우 다시 승차할 때 확인할 길이 없다”며 “이번 훈련 시 승객을 대피소로 안내해야 하는 등의 특별한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수원의 S고교는 당초 학생들을 운동장으로 대피시키라는 공문을 받았으나 추운 날씨로 민방위 대피 훈련을 실시하지 않았다. 반면 인근 B중학교는 600여명의 학생과 교사들이 교실에서 빠져나와 운동장으로 집결, 대조를 이루는 등 일부 학교에서 민방공 훈련이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도 민방위 훈련 관계자는 “전 도민을 대상으로 민방공 대피 훈련에 대한 행동 요령에 대해 숙지를 시키기기는 불가능하다”며 “일반 시민들이 민방위 훈련 자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 같다. 북한의 도발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훈련을 실전처럼 생각하는 안보의식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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