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뚫린 구제역 방역
돼지 구제역이 발생한 경기북부지역의 방역 작업이 행정당국의 늑장대응과 맹추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경기도 2청이 생석회, 소독약 등 방역소독 약품 비축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나 추가발생까지 우려되고 있다. 양주시와 연천군은 구제역 확진이 판정된 15일 오후 들어서야 방역을 시작하는 등 늑장 대응한데다 때마침 찾아 온 강추위에 소독 효율도 급격히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오전 11시 양주시 남면 상수리의 구제역 발생 돼지농장 인근 길목에 설치된 한 이동통제소에서는 시 직원 2명만이 바리게이트를 쳐놓고 차량 진입을 통제했다.
구제역 의심신고가 전날 오후 접수됐지만 생석회나 소독약 등 방역물자는 전혀 도착하지 않은 상태였고 작동중인 방역장비도 없었다.
구제역 양성 판정이 나온 지 2시간 가까이 됐지만, 발생 농장 최인접지역에서 조차도 방역작업이 본격적으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구제역 긴급행동지침(SOP)에 따르면 구제역 발생 주변지역에 설치되는 이동통제초소에는 차량 소독시설을 필수적으로 설치하고, 상향식 및 U자형 소독기, 좌우분무기 등 전문방역장비를 갖춰야 한다.
방역당국이 전날 구제역 의심 신고로 구제역 확산의 기로에 서있는 가운데 감염의심 돼지의 증상으로 볼 때 구제역일 가능성이 대단히 높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던 것과는 사뭇 늦은 대응이었다.
그나마 이날 새벽 1시부터 예방적 차원에서 서둘러 살처분 작업이 시작된 것은 다행이었다.
양주·연천 양성판정 후에도 2시간 가까이 최인접 지역조차 방역 안해
도2청 “경북 여파 약품구하기 힘들어… 주중 도착 방역 차질 없을 것”
이날 양주의 오전 최저기온은 영하 13.5도, 낮 최고기온도 영하 8도 안팎을 기록하는 등 맹추위가 기승을 떨쳤다. 이 때문에 방역물자를 실은 트럭이나 행정차량 등 구제역 발생농가를 드나드는 다른 차량에 소독약을 뿌려도 바로 어는 등 방역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도 2청이 비축하고 있는 생석회, 소독약 등 방역소독 약품이 전혀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 2청에 따르면 연초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구제역 방역관련 예산을 상반기중에 소진하고 비축생석회 등을 완전히 사용해 현재 보유물량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2청은 최근 행안부로부터 1억4천만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8천만원은 일선 시·군에 배분하고 6천만원은 비상시를 대비, 확보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난달 26일 경북 안동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에 도2청은 지난 7일께 조달청에 생석회, 소독약 등을 구입 의뢰하는 방역약품 확보에 나섰지만 경북지역 구제역 발생 여파로 약품 구하기가 힘든 것으로 알려졌다.
도2청 관계자는 “지난주에 구입요청한 소독약품이 이번주에 도착할 예정”이라며 “시·군별로 방역소독약품이 확보돼 있어 방역에 큰 차질은 없다”고 밝혔다.
북부취재본부=김동일·이정배기자53520@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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