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이 옷깃을 파고들며 겨울을 재촉하고 있다. 기상청은 태평양의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날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폭설이나 기습 한파도 잦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패션 및 유통 업계에는 멋스러움과 함께 기능성을 갖춘 겨울 외투와 내의 부츠 등은 이미 쏟아지기 시작했다. 백화점들도 명품 세일에 이어 본격적인 겨울 상품 대전을 기획하고 있다.
■ 다운, 보온성 극대화시키고 무게는 최소화= 다운은 올 겨울 패션시장을 이끌고 있는 핵심 제품 중 하나다. 한파가 예상된다는 소식에 아웃도어는 물론 스포츠, 캐주얼 브랜드까지 매장 진열대를 다운으로 채우고 있다.
이들 제품은 무게를 최소화하면서 보온성을 극대화하는 동시에 디자인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린 것이 특징이다.
노스페이스는 초경량의 퍼텍스 퀸텀 소재를 사용해 가볍고 내구성이 뛰어난 ‘로체 재킷’을 내놓았다. 사각 모양의 바느질선을 도입하는 등 젊은층을 겨냥한 독특한 디자인으로 이달 판매량이 작년 동기에 비해 4배 가까이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이어 코오롱스포츠는 가벼우면서도 보온성을 높인 다운 재킷을 선보였다. 주력 상품인 ‘헤스티아 재킷’은 기능성 방풍 원단인 윈드스토퍼(windstopper) 소재와 최고급 헝가리 거위털을 사용했다. 라푸마도 초경량에 보온성을 높이면서도 화려한 색상과 슬림한 디자인을 통해 다운을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게 했다.
■ 내의, 발열 등 체온유지 기능 강화= 기능성이 보강된 내의도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속옷 업체뿐만 아니라 아웃도어 및 골프복 업체들도 내의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코오롱 엘로드는 체내에서 발생하는 땀을 흡수, 체온을 3도가량 높여주는 발열 기능내의 ‘히트워머’를 선보였다. 비너스도 발열 소재와 친환경 소재를 혼합한 내의를 만들었으며, 좋은사람들의 ‘제임스딘’도 발열 원사를 사용한 내의를 내놨다.
이와 함께 젊은 감각의 디자인으로 갈아입은 모피도 인기를 끌고 있다.
그 동안 중년 부인용이란 인식이 강했던 모피는 최근 낮아진 가격대와 경쾌한 색상 등에 힘입어 20~30대로 수요층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백화점은 물론 온라인몰에서도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다른 의류와 함께 입을 수 있는 기본 스타일의 모피가 주목받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 스키·보드웨어, 디자인은 화려하게 방수기능은 강력하게= 겨울은 스키의 계절이다. 멋진 스키 실력만큼이나 신경이 쓰이는 부분이 바로 스키 관련 용품.
올 겨울 스키 및 보드 웨어의 키워드는 ‘고기능성에 화려함을 더한 디자인’이다. 스키복의 경우 장시간의 활동에도 적정한 체온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성 소재가 크게 늘었다.
휠라 관계자는 “특정 온도를 기억해 그 온도 이하로 떨어지면 수분 침투를 막아주는 것을 비롯해 자외선 차단, 강력한 방수·발수·방풍 효과를 지닌 소재들이 올해 스키 및 보드 웨어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다 ‘어그 부츠’(못난이 부츠)로 불리는 양털 부츠도 겨울 필수품 중의 하나로 꼽힌다. 따뜻하긴 하지만 투박한 느낌을 줬던 디자인상의 약점도 상당 부분 해소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색상과 길이 무늬 등이 작년에 비해 크게 다양해졌다. 미국에서 수입되고 있는 롯데 온리 상품인 아지닥 제품은 얼룩말 표범 물결 등의 화려한 무늬가 들어갔다. 노스페이스는 양털 부츠가 눈과 비에 약한 점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을 겨냥, 상대적으로 관리하기 쉬운 패딩 부츠를 내놓았다.
이형복기자 bo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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