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들 “사망경위 알 때까지 장례 못 치러”

국군수도병원 합동분향소 전국 각지서 애도의 물결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전사한 고 서정우 하사(22)와 문광욱 일병(20)의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성남 국군수도병원에는 장병들의 안타까운 죽음을 애도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23일부터 분향소를 지킨 유족들은 아들을 잃은 슬픔을 이기지 못한 채 오열하다가도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며 망연자실해 했다. 뜻밖의 비보에 아침부터 한걸음에 달려온 장병들의 친구들도 친구의 죽음이 믿기지 않은 듯 흐느끼며 눈시울을 붉혀 주변을 안타깝게 했다.

 

또 현역 해병대 장병이 수십명씩 찾아와 나라를 위해 싸우다 숨진 두 전사자의 죽음을 애도했으며 정치인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분향소 안팎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관계와 각 군 수뇌부가 고인들의죽음을 추모하려고 보내온 조화 60여개가 길게 늘어섰다.

 

이날 수도병원을 찾은 조문객은 수백여 명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유가족들은 ‘군당국이 장병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밝히지 않고 있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하며 군당국이 제안한 장례절차 진행을 거부, 장례식 진행에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유족들은 “여전히 정확한 사망 시각과 장소, 당초 24일 휴가를 23일로 앞당긴 이유, 이동수단 등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면서 “직접 연평도 현장을 눈으로 보기 전에는 장례를 치르지 않겠다”며 장례절차에 대한 논의를 거부했다.

 

특히 고 서정우 하사 큰 아버지는 “사고가 발생한 지 하루가 다 돼 가는데 왜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왜 등의 기본적인 사항도 정확히 나오는게 없느냐”며 “서하사의 다리 한쪽이 훼손된 것을 오전6시 검안에서 확인했는데 응급처치를 받지 못해 과다출혈로 숨진 것 아니냐”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군 측은 “현재 검경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조사 중이며 정확한 결과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알려드리겠다”며 “사고 해역 방문 일정에 대해서도 본부 측과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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