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에 100여발 기습 포격… 2명 사망·19명 부상

어제 오후 2시34분쯤부터 두차례 도발
주민 대피·통신 두절·정전 아수라장

軍, 서해5도에 ‘진돗개 1호’ 발령

 

북한군이 23일 오후 2시34분께부터 1시간 가량 서해 연평도 북방 개머리 해안포 기지에서 연평도로 해안포와 곡사포 100여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 우리 해병대 병사 2명이 숨지고 주민 3명을 포함 19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대해 우리 군도 80여발 이상 대응사격을 했으며, 1천200여명의 마을 주민들은 방공호로 긴급 대피하거나 마을을 빠져 나왔다.

 

우라늄 농축시설을 전격 공개해 한반도 긴장감을 고조시켰던 북한이 이날 해안포 도발까지 감행함에 따라 남북간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 발생=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군은 이날 오후 2시34분부터 2시55분까지 50여발, 오후 3시10분부터 4시42분까지 50여발 등 해안포와 곡사포 총 100여발을 연평도로 발사했다.

 

합참은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우리 군이 호국훈련의 일환으로 해상사격 훈련을 서해 남쪽으로 실시하던 중 북한이 수십 발의 해안포를 발사했고 수발은 연평도에 떨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북측은 오전 8시20분 우리측에 “남측이 북측 영해로 포사격을 하면 좌시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전통문을 발송했고, 정부는 “단순훈련”이라며 “훈련을 계속하겠다”고 답변했다.

 

■ 피해= 북한군의 도발로 인한 중상자 4명을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하던 중 2명이 숨지고, 16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서정우 병장과 문광욱 이병이라고 합참은 밝혔다.

 

마을 주민도 오후 6시 현재 3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군 당국과 경찰은 방공호 등에 대피했던 주민 등을 상대로 추가 인명피해를 확인 중이며 피해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북한군의 해안포 여러 발이 연평도 민가와 산에 떨어져 주택 6~7채가 완파됐고, 수십 채가 불탔으며 산불도 발생해 마을 전체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통신망이 두절됐고 정전 사태도 빚어져 피해상황이 즉각 파악되지 못하는 등 연평도는 한마디로 아수라장이 됐다. 특히 어두워지면서 전기도 없는 상태에서 공포의 밤을 보내고 있다.

 

■ 대응= 군당국은 교전 수칙에 따라 K-9자주포 80여발로 즉각 대응사격을 했으며, 오후 5시55분 남북 장성급회담 남측대표 류제승 소장(국방부 정책기획관) 명의로 도발행위를 즉각 중지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는 전통문을 보냈다.

 

공군 전투기도 출격해 추가도발에 대비했으며, 서해 5도 지역에 국지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 1호’ 상황을 발령했다. 합참은 “이번 북한의 해안포 도발은 명백한 불법행위이고 정전협정 위반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접경지역 주민들의 대피령을 내리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청와대·정치권 반응= 이명박 대통령은 상황 발생 직후 긴급 수석비서관회의를 소집해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군과 민간의 사상자 및 피해에 대해 철두철미하게 챙겨라,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으며, 청와대 지하벙커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한민구 합참의장 등과 화상회의를 하고 긴급 안보관계장관회의를 소집했다.

 

여야 각 정당도 예산안 심의 등 예정된 정치일정을 중단한 뒤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고, 한 목소리로 북한의 도발을 성토했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성명을 내고 “북한의 연평도 포격행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이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김재민·박혜숙기자 jmkim@ekgib.com

 

MB “단호히 대응하라”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해안포 사격과 관련, “단호히 대응하되 더 이상 확전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위기관리센터(일명 지하벙커)에서 천영우 외교안보수석을 비롯한 참모진과 합참의장, 해군작전사령부, 공군작전사령부 등과 화상회의를 하며 상황보고를 받고 이같이 말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춘추관이 전했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북한의 연평도 포격 행위는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무력도발이다”고 밝혔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이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더욱이 민간인에 대해서까지 무차별 포격을 가한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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