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 1명 사망, 13명 중상 4시 이후 소강상태
23일 오후 2시34분께 서해 연평도와 연평도 앞바다에 북한 해안포기지에서 발사한 포탄 200여발이 떨어져 해병대원 1명이 숨지고 군인 10여명과 주민 2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마을 건물 수십채가 파손됐으며 마을 야산은 산불에 휩싸였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이 개머리 해안포기지에서 연평도를 향해 포탄 수 십 발을 발사하는 도발을 감행해 우리 군도 교전수칙에 따라 자위권 행사 차원에서 K-9 자주포로 북한 해안포에 80여발 정도 대응사격을 했다”고 밝혔다.
군은 서해 5도 지역에 국지도발 최고 대비태세인 ‘진돗개1’을 발령하고 비상경계태세에 돌입했으며 공군은 즉시 전투기를 서해 5도 쪽으로 출격시키는 한편 수원기지에 비상대기 하고 있다.
연평도 주민은 전화 인터뷰에서 “마을 인근과 군부대 쪽에 포탄 50여발이 떨어져 쑥대밭이 됐다”며 “가구 수 십 세대가 불에 타고 있으나 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처음에는 면사무소에서 오발이라고 방송했다가 실제상황이라고 방송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모두 방공호로 대피한 상태지만 지금도 간간이 포탄이 떨어지고 있는데 학교에 갔던 자녀들이 아직 하교하지 않아 걱정이 앞선다”고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다른 마을 주민은 “현재 10가구쯤 불타고 있는데 집들이 촘촘하게 있어서 마을이 다 불타게 될 것 같다”며 “(북한이)5분에 한번씩 포를 쏘는데 불을 끌 수가 없고 마을에 전기가 다 끊겨 전화도 안되고 안개 때문에 상황파악조차 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현재 인명피해 상황은 오후 4시30분께 중상을 입고 국군수도병원으로 긴급 후송 중이던 해병 1명이 숨졌으며, 3명이 중상을 입고 후송 중이다. 이밖에 군인 10여명과 주민 2명도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 추가 사상자는 계속 파악 중이다.
군 당국에서는 북측의 이번 해안포 공격이 연평도의 우리 군 K-9 자주포 부대에 집중돼 북한군이 조준 사격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군 부상자도 자주포 부대에서 상당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북측은 우리 군이 지난 21일부터 진행애온 육해공 합동해상훈련(호국훈련)에서 사격훈련을 중지할 것을 요구하는 전언통지문을 계속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도 우리 군은 연평도와 백령도 사이 해상에서 사격훈련을 실시했으며, 북한은 이에 대해 “사실상 북에 대한 공격 준비 아니냐”고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측의 포격을 외교안보 라인을 통해 보고받은 뒤 현재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긴급 수석비서관 회의와 안보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부상자 치료·후송에 만전을 기하고, 단호히 대응하되 확전이 되지 않도록 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군 당국은 이날 오후 북측 장성급 회담 대표에게 장성급회담 남측 대표인 류제승 소장(국방부 정책기획관) 명의로 해안포 사격 중지를 촉구하는 전화통지문을 발송했다.
북한의 해안포 사격은 오후 4시 이후 다소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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