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를 가다] 12. 광명 온신초등학교
지난해 9월 경기도교육청으로 부터 혁신학교로 지정된 온신은 지역에서 역사가 깊은 학교다. 시 외곽에 자리잡고 있어 사람들의 관심에 밀려나 있지만 지역에서 가장 ‘행복한 학교’다.
지난 1934년에 문을 연 학교는 광명지역에서 최초로 3·1운동이 벌어진 곳. 교정에 세워진 기념비는 2002년에 국가보훈처의 현충시설로 지정받아 지역사회의 역사와 전통으로 남아있다. 오랜 역사와 전통에 비해 졸업생수는 많지 않지만 굴곡의 세월을 굳건하게 지켜내며 함께 해왔다.
학교는 ‘사랑과 믿음의 학교문화’를 통해 학교·학부모·학생·지역주민들이 함께 공동체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 재학생들은 교내에서 맘껏 자연을 즐기고 있다. 학교는 자연을 옮겨 놓았다. 생태공원을 방불케 한다. 학교정원에는 각종 유실수와 야생화, 수목들이 숲을 이루고 있다. 학생들은 직접 곤충을 잡고, 과일을 따며 생태체험을 한다. 교실에는 칠판이 없다. 각 교실마다 50인치 평형TV와 보드판이 설치돼 학생과 교사와의 격이 없는 자유 토론 수업이 이뤄진다.
학급에는 전교생의 얼굴사진이 걸려 있다. 학년별로 인원이 10여명에 불과하다보니 모두가 친형제처럼 지낸다. 교직원들은 학기초면 학생들의 이름과 특성을 금방 파악한다.
특히 학생들은 주입식교육에서 탈피, 자기개발 중심의 수업을 한다. 지나친 교과서 위주에서 벗어나 개개인의 특성화를 살리는 수업방식을 도입했다.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다모임’ 수업으로 창의력을 고양해 나간다.
또한 모든 재학생들은 특기적성 수업을 통해 ‘1인1악기’를 다룰줄 안다. 그 결과 재학생들의 ‘락밴드’는 지역에서 유명세를 타고 있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수준급의 악기연주를 소화해 낼 정도다. 매년 지역주민센터에서 발표회를 통해 연기를 뽐낸다.
학교는 3무(無)로 유명하다. 학교폭력, 왕따, 과외가 없다. 재학생들은 모두가 형제자매로 맺어져 있다. 학교에는 학부모들이 매일 상주한다. 10여명의 학부모들은 학교에서 ‘학교지킴이’역할을 한다. 학교주변 반경 1km이내에 유흥업소가 없다. 학교주변에는 학원이 없다. 재학생들은 방과후에는 학교에 남아 방과후수업으로 부족한 공부를 채운다. 또한 민선5기 취임이후 전교생들이 질좋은 무상급식을 지원받고 있다.
학교는 지난해부터 학습도우미를 고용해 학습이 부진한 학생을 상대로 집중수업을 실시하고 있다. 그 결과 지금은 재학생들의 학습 성취도가 다른 학교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상태다. 상급학교에 진학한 졸업생들이 모두 상위그룹을 차지하고 있다.
학생수가 적다보니 한때는 학교가 폐교위기에 몰리기도 했다. 특히 연초에 정부의 보금자리주택 건설에 따른 주택정책에 따라 이전 방침이 알려지자 학부모, 졸업생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나서 결국 학교이전 백지화를 이끌어 내며 학교를 지켜냈다.
온신은 과거에는 평범한 소외된 학교에 불과했다. 변화는 3년전에 이곳에 부임한 권병관 교장이 차별화된 교육방침에 의해 이뤄졌다.
권 교장의 교육방침은 모든 학생들에게 칭찬에 인색하지 않는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고 했듯이 모든 학생들을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배성호 연구부장은 “학생과 학부모가 함께 참여하고 체험하는 교육을 통해 인성중심의 교육을 지향하고 있다”며 “혁신학교 지정 이후 타 학교로부터 많은 부러움을 사고 있고, 학교운영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명=김병화기자 bhkim@ekgib.com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