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훈클럽 초청 토론회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는 1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시종일관 낮은 자세로 각종 현안에 대한 소신을 피력했다. 다음은 주요 주제별 김 지사 답변 요지.
■ 개헌
김 지사는 개헌론과 관련, “헌법이 모든 폐해의 근원이라 보지 않는다”면서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그는 “개헌은 지금 시점에서 가능하지도 않고 과연 바람직한가 생각하게 된다”면서 “개헌 논의에는 권력구조를 둘러싼 일이 많은데 1987년 개헌은 국민의 열망에서 튀어나온 좋은 헌법”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대통령의 임기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권력의 내부에서 권력 변화에 따라 주변이 어떤 이해관계로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권력의 분산과 지방자치 강화의 경우는 법률로도 가능하다”면서 “꼭 개헌이 아니라도 가능하고, 공천제도를 바꾸고 당과 대통령의 관계, 여의도와 청와대의 관계, 정치풍토에 따라 바꿀 수 있다”고 주장했다.
■ 대선후보 지지율
김 지사는 대선후보 지지율에서 조금 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해 “여론이란게 늘 출렁이는 파도와 같다. 스냅사진과 같다”며 “시대의 큰 흐름과 역사의 요구 국민의 희망이 어딨느냐가 중요하다. 여론에 일희일비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세종시 원안에 반대해 충청권 지지율이 낮다’는 지적에는 “저에게 표가 안 되더라도, 독배가 되더라도 제가 마실 수밖에 없는 잔이다. 지금도 변함없다”며 대선후보가 되더라도 “표를 얻기 위해 이런 것(세종시 원안 찬성)은 안 하겠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 GTX·도청이전·유니버설스튜디오
GTX 착공이 대선이 실시되는 2012년인 것에 대해 그는 “제가 정하는게 아니고 철도를 만들 때 나오는 절차, 타당성 조사, 기본설계 등을 맞추다 보니 2012년이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광교신도시 도청 이전문제와 관련, “의회 의결과 전임 지사들의 결정이 돼 있어 하긴 한다. 그런데 최근 도 재정이 매우 어려워 여기 쓸 형편이 못된다”며 “광교 입주민들 입장에선 우려가 많은데 여러가지 조정해서 해결하겠다”고 답변했다.
유니버설스튜디오 부지 문제에 대해서는 “국가에선 더 받겠다 하고 쓰는 사람은 싸게 쓰고 싶어 한다”며 “우리 보다 늦게 계약한 싱가포르는 이미 유니버설스튜디오를 개장했다. 국가관광산업을 발전시키자고 말은 하면서 스피디하게 추진하는게 부족한 점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 총리실 민간인사찰과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
총리실 민간인사찰 부실수사 논란과 관련, 사실상 재수사에 무게중심을 실었다.
그는 “집권층 대한민국 주도세력이 도덕적 법률적으로 의심을 남길수록 리더십이 약해진다”며 “의혹이 많을수록 더 투명한 절차를 진행하는게 국가적 리더십을 튼튼하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목회 입법로비 수사에 대해서는 “당연히 의심이 있다면 해야 하고 정치권도 응해야 한다”면서도 많은 국회의원실을 동시에 압수수색 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 대통령과 리더십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해 김 지사는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구체적인 정책들에 대해선 불만을 피력했다.
그는 “세계 어디를 봐도 초등학교 교육부분까지 중앙이 간여하는 곳은 없다. 지나치게 교육이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수시로 바뀌어선 안 된다”면서 “과감한 지방자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도시 정책에 대해서도 “핵심이 그린벨트를 풀어서 보금자리(서민주택)를 하는데, 좋은 땅에 교육·연구·문화체육 등 미래 대한민국을 위해 땅을 써야지 임대주택을 100만평 이하로 조금 조금씩 잘라서 하면 인기는 얻을지 모르지만 백년대계를 생각할 땐 안 된다”고 비판했다.
■ 대북관계
김 지사는 현 정부의 대북·외교관계 등에 대해 “G20도 잘 했다. 대북관계도 실패라고는 보지는 않는다. 특히 한·미, 한·일관계가 좋고, 다만 중국과의 관계에서 우리나라에 대중국이나 대북 전문가 부분이 약하지 않나 한다.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권력변화 이해관계로 개헌논의 바람직 하지않아
대선후보 되더라도 표위해 세종시 원안 찬성안해
MB 잘하고 있지만 교육부분까지 중앙 간여 불만
대북 쌀 지원과 관련, 그는 “헌법 3조에 따르면 북한 동포도 대한민국 국민이다. 북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과감하고 어떠한 악조건 하에서도 누구보다 강력해야 한다”며 “그러면서 외교안보적으로 북이 핵을 갖고 도발행위할 때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 건립
‘이승만 전 대통령 동상을 광화문에 세우고자 하는 것은 좌파성향 시각을 씻기 위한 언론플레이가 아니냐’는 지적에 김 지사는 “저는 그렇게 치밀하지 못한 사람”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이미 백년 전에 대한민국을 생각하셨고, 큰 미래를 내다보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을 건국하신 분”이라며 “(운동권) 당시 이 분을 욕했는데 제가 깨치지 못해 그런 점을 계속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시절 경제적 약자를 위해 싸웠던 것과 지금은 배치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 지사는 경기도 한센촌 6곳을 방문했던 이야기와 삼성·LG·현대 등 대기업의 긍정적 측면을 설명하며, “세상을 따뜻하게 하고 나라가 성장하는 것은 하나다. 따로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 감세 문제와 서울대 특강 발언
여당 내 논란이 일고 있는 감세 철회 논쟁에 대해 김 지사는 법인세 인하 정책은 유지하고, 소득세에 대해서는 연소득 1억원 내지 1억천만원 이상의 구간을 새로 만들어 높은 세율을 매기고 그 이하 구간은 감세 정책을 유지하자는 안상수 대표(의왕·과천)의 의견에 공감을 표했다.
지난 2일 서울대 특강에서 소녀시대에 대해 ‘쭉쭉빵빵’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그는 “그게 과연 성희롱이냐는 이야기는 금시초문”이라면서 “저 역시 (쭉쭉빵빵이라고) 언론에 나오는 말을 보고 그렇게 표현하는구나 알게 된 것일 뿐”이라고 의아심을 표명했다.
■ 기조 연설
김 지사는 질의·응답 전 기조연설을 통해 “당장 20년, 30년 후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야할 것인지 국가목표도, 리더십도 뚜렷하지 않다”며 특유의 쓴소리를 했다. 분권과 지방자치의 강화를 주장하면서도 “아이들 과외단속까지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등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가 심각했다”며 “현장과 소통의 리더십, 섬김과 나눔의 리더십을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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