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딸기 값 ‘천정부지’ 예고

시설농가 피해규모 눈덩이… 난방비 걱정까지 ‘시름’

대형할인점 판매량 줄어 250g 한팩에 1만원대 ‘훌쩍’

여름철 잦은 강수로 생육 부진… 출하시기 평년보다 2주 늦어지고 수확량도 급&

이번 겨울에는 새콤달콤한 하우스 딸기를 맛보기 힘들 전망이다.

 

본격적인 출하를 앞둔 딸기 하우스 농가의 작황 부진으로 가격 상승이 우려되면서 금배추에 이은 ‘금딸기’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5일 포천의 S농장은 첫 수확량 2㎏을 바구니에 담았다. 이는 지난해 첫 수확이 시작한 날짜 11월2일에 비해 2주 가량 늦어진 것이다.

 

수확량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어서 농장주 강모씨(53)는 이달 초부터 출하량 걱정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게다가 딸기를 따고 난 자리에서 다시 새순이 나야 새로운 열매가 맺고 겨우내 수확이 가능한데 이 중 40%가 새순이 나오지 않아 수확량 감소는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강씨는 “출하 시기가 늦어져 한달 가량의 소득이 사라진 것도 걱정이지만 앞으로가 더 문제”라며 “겨울에 100만원대의 난방비까지 들여 키워봤자 내년까지 몇번이나 딸기를 수확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천에서 8천여㎡ 규모의 딸기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는 박모씨(52)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과거 11월 말부터 본격적인 상품을 출고했던 박씨는 다음달 중순이 돼야 정상적인 딸기 출하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이에 따른 농가 피해액만 3천만~5천만원에 이를 것으로 우려했다.

 

이처럼 딸기 출하 시기가 늦어지고 수확량도 예년보다 현저하게 줄어든 까닭은 여름철 잦은 비로 일조량이 좋지 않은 생육환경에서 자란 모종이 수확에까지 악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사정이 이러하자 소비자들도 금딸기를 사 먹어야 할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1주일간 농협수원유통센터에서는 지난해 같은 기간 딸기가 1천만원어치가 팔린데 비해 올해는 판매량이 20% 수준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향후 판매전망도 불투명하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에 내놓은 딸기도 250g에 1만원에 달하면서 판매가 저조한 실정이다.

 

방성진 농협수원유통센터 농산팀장은 “초출하 상품은 워낙 고가라 현재 시세는 비슷하지만 내달이면 생산량 감소로 인한 딸기 가격 상승이 가시화될 것”이라며 “최근 한파까지 겹치면서 이같은 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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