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로 데이’에 밀린 ‘가래떡 날’

빼빼로가 가래떡을 완전히 눌렀다. 11월11일 ‘농업인의 날’을 맞아 쌀 소비를 촉진하자는 의미에서 내놓은 ‘가래떡 데이’가 ‘빼빼로 데이’의 파상공세에 전혀 맥을 못추고 있다.

10일 도내 유통가에 따르면 대형마트를 비롯한 편의점, 슈퍼, 골목 빵집들까지 유통가에서는 지난주부터 빼빼로 데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이벤트 및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홈플러스 동수원점에는 2층 매장 입구에 대규모의 빼빼로 진열대와 판매대가 1주일째 자리를 잡고 낱개, 대형, 하트 모양 등 각양각색의 빼빼로가 판매되고 있었다.

 

빼빼로 데이를 하루 앞둔 판매 코너는 초등학생부터 50대 직장인까지 빼빼로를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대형마트 등  유통가 대대적 빼빼로 판촉행사

 

가래떡 관련 행사는 없어… 농업인의 날 울려

 

중소기업 사장 정모씨(48)는 “저렴한 가격으로 직원들에게 기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50개의 빼빼로 선물세트를 구매했다”며 “가래떡 데이를 들어보긴 했지만 마땅히 구매할만한 행사는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 등 도내 대형마트들에서는 모두 이와 비슷한 풍경이 펼쳐졌으며, 화성의 G베이커리는 직접 빼빼로를 만들어 판매에 나서는가 하면 곳곳에 위치한 편의점은 아예 판매대를 길가에 내놓고 대대적인 판촉행사를 벌였다.

 

하지만 정작 농업인의 날을 기념하자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가래떡 데이 행사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지난해 쌀국수 사리를 넣은 설렁탕과 골뱅이무침, 오색 가래떡 시식 등 자체행사를 열었던 농협은 올해는 농림수산식품부가 주관한 청계천 행사에 후원기관으로만 참여했다.

 

또 농협 수원유통센터도 예년에 실시해오던 가래떡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 등 농업관련기관들이 빼빼로 데이의 기에 눌려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가래떡 데이 관련 행사를 진행했지만 올해는 별도의 행사계획이 없다”며 “농업 관련 기관들이 경쟁이 아닌 협력을 통해 홍보효과를 높이자는 차원에서 관련 행사를 한데 묶어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의 농민 전모씨(52)는 “한동안 가래떡이나 관련 행사가 반짝 진행됐었는데 요즘은 이마저도 현저히 줄어 아쉽다”며 “농업인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게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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