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우스 곳곳 구멍… ‘허탈한 농심’

AG선수촌 예정부지 서구 공촌동일대 농장에 가보니…

보상금 끊긴채 대체부지 마련 경제적 피해 ‘분통’

 

8일 오후 3시께 ‘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AG) 선수촌이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재검토가 거론되고 있는 인천 서구 공촌동 농가.

 

비닐하우스 곳곳은 구멍이 뚫려 있어 농장주들의 손을 탄지 오래돼 보였다.

 

이같은 모습은 다른 농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이같은 실정은 시가 AG선수촌과 미디어촌 조성 등과 관련, 공촌동 67 일원 48만2천350㎡를 지난 2008년 6월 ‘AG시설 설치이용 등에 관한 계획 승인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고부터 시작됐다.

 

이곳에서 더 이상 농사를 짓기 어렵된 농장주들은 대체 부지를 찾아 나섰고, 일부는 대체 부지를 구입해 2곳에서 농사를 짓는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

 

채소농장에서 만난 마상봉씨(50)는 비바람에 싸늘한 날씨인데도 이마에 구슬땀이 흘러 내려 뺨을 적셨다.

 

그는 시가 지난 3월 AG선수촌 사업설명회 때 “올 11월께 1차 보상을 한다”고 밝혀 계양구 동양동의 대체부지와 공촌동(2천500평) 등지를 오가며 상추와 쑥갓 등 채소농사로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마씨는 “작물 심기에 적합한 토양을 만들기 위해 개분과 돈분, 유기질비료 등을 뿌리고, 비닐하우스를 설치하는 등 작물을 수확하는데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1년 가까이 걸린다”며 “시의 발표를 믿고 대체 부지를 마련한 게 ‘날벼락’ 맞을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진근수씨(50)는 “시의 사업계획 발표 이후 저온저장고와 비닐하우스 보조사업비 및 장마피해 등에 대한 보상금 등도 지난해부터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8년 봄에 심은 (커버넷 품종) 장미 수확량이 줄어 지난해 다른 품종으로 교체하려다 시의 발표로 품종을 교체하지 못해 수확량이 지난해 보다 줄어 경제적 피해를 입었다”며 “연말에 보상받을 것에 대비,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강화 길정면에 토지 3천300㎡(㎡ 당 8만원)를 구입했는데 이자부담은 물론 지인들과의 신뢰까지 깨질 처지에 놓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농장주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허현범기자 powervoic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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