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철 앞둔 소래포구

수인선 협괘열차가 낭만을 싣고 떠나던 곳. 수년 전만 해도 꼬불꼬불 따라가던 시골 길이 정겨웠는데 어느새 그 길은 사라지고 고가도로 위에 수많은 차들이 경주하듯 달리고 있다. 드넓은 갯벌은 습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하여 다행이었지만 비릿한 고깃배가 들락대던 포구는 거대한 아파트 숲에 포위된 채 그 명맥이 위태로울 지경이다. 하지만 북적대는 시장안의 진지한 모습들은 매너리즘에 빠진 시들한 일상에 충분한 활기를 불어넣어 줬다. 꽃게를 파는 아주머니들의 거친 목소리도 힘차고, 새우가 가을 시장을 장악한 채 다가올 김장철을 예고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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