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건 중 1건 담뱃불 부주의… 등산로 곳곳서 버젓이 흡연
지자체 “산불감시원으로 역부족 … 자발적 참여 필요”
'산행할 때는 담배를 잊어주세요’
도내 광교산과 군포 수리산 등지에서 담배를 피우는 등산객들의 모습이 쉽게 목격되는 등 담뱃불로 인한 가을철 산불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3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도내 산불은 지난 2007년 45건, 2008년 270건, 2009년 363건으로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도 소방재난본부가 지난 10년간 가을철 산불발생 원인을 분석한 결과, 입산자 실화(59%)에 이어 담뱃불 부주의(9%)로 인한 화재가 두번째로 높아 10건 중 1건은 담뱃불로 인해 산불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등산객들이 산에서 흡연을 하더라도 적발하기가 쉽지 않아 근절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지난 1일 오후 4시42분께 포천 명성산에서 등산객의 담뱃불 부주의로 인한 산불이 발생, 산림 등 4㏊(약 1만2천여평)를 태우고 16시간만에 불길이 진화되기도 했다.
이처럼 담뱃불로 인한 산불발생 위험이 높지만 광교산과 군포 수리산 등지에서는 등산객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쉽게 목격됐다.
이날 오전 11시께 수원시 상광교동 광교산 진입로.
진입로를 따라 나란히 설치된 벤치를 중심으로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입에 담배를 물고 있었으며 주변에는 담배꽁초가 지저분하게 널려 있었다.
또 절터약수터까지 올라가는 등산로 곳곳에서도 버려진 담배꽁초를 쉽게 목격할 수 있었다.
등산객 박모씨(49·여)는 “매일 산에 다니고 있지만 주말이면 정상은 물론 등산로 곳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이를 적발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어 산불이라도 날까봐 불안하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30분께 군포 수리산 병목안공원 주변에서도 벤치에 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는 등산객들이 목격됐으며 산 곳곳에서는 버려진 담배꽁초가 여기저기 떨어져 있는 등 등산객들의 무분별한 흡연으로 인해 산불발생 위험이 높다.
이에 대해 수원시 관계자는 “등산 진입로에 화기물 보관함을 비치하고 산불감시원을 배치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며 ”등산객들의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산에서 흡연을 하다 적발될 경우 산림보호법에 따라 3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권혁준·홍병의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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