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몸노인들 ‘힘겨운 겨울나기’
정부 지원금 ‘한달 20만원’ 약값 빼면 난방하기 겁나… 사회 온정 절실
어느해 보다 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도내 저소득층 독거노인들이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다.
영상 10도를 밑도는 싸늘한 날씨를 보인 지난달 29일 오전 11시께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김순애 할머니(77) 집. 30여㎡규모 단칸방인 김 할머니의 보금자리에는 할머니가 주워모은 폐지상자와 싸늘한 냉기만이 가득했다.
김 할머니는 생활을 위해 주워 모은 폐지로 인해 먼지가 풀풀 날리는 이 공간에서 두툼한 겨울용 파카와 이불을 의지해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었다.
1년에 한번 찾아올까 말까한 막내아들로 인해 기초생활수급대상에서 제외된 할머니에게 지원되는 돈은 기초노령연금 9만원과 오는11월까지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무한돌봄지원금 20만원이 고작이다.
지난 2007년 받은 대퇴부수술로 거동조차 불편한 할머니에게 여느 때보다 빨리 찾아온 겨울은 야속하기만 하다.
이와 함께 20여㎡ 단칸방에 홀로 살고 있는 김영오 할아버지(68)도 올 겨울이 유난히 힘들긴 마찬가지다.
김 할아버지는 우풍을 막기 위해 창문 곳곳을 커튼으로 감싸 햇빛 한점 들지 않는 공간에서 전기장판 한장에 의지한 채 홀로 살아가고 있었다.
다행히 할아버지는 지난 10월부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 기존에 받던 기초노령연금 9만원이외에도 수급비 13만원과 난방비 5만원등을 추가로 지급받게 됐다.
하지만 1달치 약값만해도 20만원에 달하는데다 난방비 역시 기름보일러를 돌리기에는 턱없이 부족, 혹독한 겨울을 어떻게 나야할지 막막하기만 한 실정이다.
이처럼 힘겨운 겨울나기를 하고 있는 독거노인들은 고색동과 오목천동, 평동 일대에만 150여명에 달하고 있다.
더욱이 오는 11일부터 열리는 G20정상회의에서 ‘화석연료 보조금’을 단계적으로 철폐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난방비 보조를 받는 저소득층의 근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영오 할아버지는 “추위가 일찍 찾아온 올 겨울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이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임경자 서호종합복지관 노인돌보미는 “독거노인들이 조금이라도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민수기자 kiry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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