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잃은 민족은 미래 없어… 고구려 魂 부활 시킬 것”

인터뷰  박영순 구리시장

“고구려 역사의 보존과 부활을 꿈꾸는 것은 대륙을 호령했던 민족의 고토를 회복하기 위함이 아니라 뿌리째 흔들리고 있는 민족사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태극기는 우주와 더불어 끝없이 창조와 번영을 희구하는 한민족의 이상을 담고 있습니다. 고구려지키기와 태극기에 담긴 정신과 뜻을 이어받아 민족의 화합과 통일을 이룩해야 합니다.” 고구려의 기상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는 박영순 시장의 일성(一聲). 박 시장으로부터 고구려 역사 지키기와 태극기 선양에 대한 소신을 들어본다.

 

-‘고구려의 기상 세계속의 구리’를 시정구호로 정한 이유는.

 

구리시가 등지고 있는 아차산은 흔히 고구려 성지라고 말한다. 아차산 보루 17개 중 2개가 발굴됐고 유물도 벌써 4천여점 가량 나왔다. 그래서 민선 4기 시정구호를 ‘고구려의 기상 대한민국 구리시’로 내걸고 그동안 아천동 우미내 마을 입구 500여m 안쪽에 고구려 제철소, 고구려 당시의 온돌 문화를 감상할 수 있는 ‘고구려 대장간마을’을 조성했다.

 

또 대장간마을 입구에 아차산 일대 고구려박물관도 설치, 아차산에서 출토된 고구려 벽화와 유물들을 진열하고 토평동 일대 경관광장에는 중국 지린성(吉林省)에 있는 광개토태왕비와 같은 내용의 글 1천802자를 새긴 높이 6.39m, 무게 42t 규모의 복제비를 제막했다. 이제는 고구려의 기상과 정신으로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를 무대로 세계 3대 디자인 산업도시를 조성하려 한다. 대한민국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세계속의 도시로 도약한다는 의미다.

 

-고구려 역사 실체를 주장하고 있는데.

 

고구려 문제는 통일과 관련이 있다. 고구려 역사를 인식하려면 실체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 유적과 유물이 평양과 만주에 있다. 국제사회가 볼 때 남한에는 고구려 역사가 없다. 역사의 실체를 만들어 놓고 일상생활에서 접하며 누가 보더라도 한국이 더 선양의식을 갖고 고구려 역사를 지켜가고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자기역사라고 주장한다. 그대로 세월이 흘러가면 어떻게 될까, 고구려 역사는 한낱 묵은 애기가 아니다. 현실을 푸는 거울이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는 근거다. 경제와 생활 수준이 높아질 수록 비례해서 역사를 지키는 정신이 중요하다. 역사가 왜곡되는 것도 문제지만 통일이 멀어져선 안된다.

 

-고구려 역사 지키기의 보람과 긍지는.

 

중국은 최근 고구려사 일부를 날조하는 동북공정을 끝내고 다시 고조선사, 발해사까지 왜곡하고 있다. 다시 말해 우리가 대대로 이어받은 값진 역사와 강역을 수탈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세대가 역사를 도둑맞는 일을 방관한다면 우리 후손들은 우리 세대를 꾸짖을 것이다. 우리가 지금 고구려 역사를 지키지 못하면 시간이 흐른 먼 훗날 고구려사는 한낱 설화의 소재나 옛날 이야기로 전락해 버릴 수도 있다. 역사 없이는 민족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 아래 공중분해 될 위기를 맞은 한국사를 바로 세우고 그 정신과 정기를 계승해서 희망찬 미래로 드넓은 세계로 함차게 뻗어나가야 한다.

 

앞으로 옛 평양성을 축소한 고구려 모습을 그대로 만들 생각이다. 그러면 청소년들이 고구려 역사를 체험하고 그 정신을 계승할 수 있다. 특히 3년 전 고구려역사기념관을 짓기 위해 범국민모금운동을 시작했다. 정부 예산으로 하면 국가적 마찰이 있을 수 있어 그동안 앞장 서 20억원 정도 모았는데 정부와 언론의 관심이 적어 아쉬었다. 불씨를 계속 살려야 한다.

 

-지자체 최초로 ‘태극기 도시’를 선포했는데, 추진배경은.

 

미국의 성조기는 미국 내 50개 주를 상징하는 별 50개와 미국 독립 당시의 13개 주를 나타내는 13개 줄로 구성되어 있다. 건국의 기억을 잊지 않는 것이다. 젊은 시절 미국 유학을 갔을 때 국기가 햄버거집이나 피자집에도 걸려 있는 것을 보고 신기해 했던 기억이 난다. 다민족 국가인 만큼 국민들로부터 국가에 대한 사랑을 이끌어내기 위한 방법이었을 것이다.

 

中 역사왜곡 심각… 한국사 바로 세우고 정기 계승해야

 

고구려 지키기와 태극기 선양은 국민통합 이끄는 구심점

 

지자체 최초 ‘태극기 도시’ 선포, 태극기 게양 생활화 온힘

잘 아는 바와 같이 우리나라의 태극기는 흰색 바탕에 가운데 태극 문양과 네 모서리의 ‘건·곤·감·리’ 4괘로 구성되어 있다. 흰색 바탕은 밝음과 순수, 그리고 평화를 사랑하는 우리의 민족성을 나타내는 것이다. 태극 문양은 음양의 조화를 상징하는 것이고, 4괘 중 건괘는 하늘을, 곤괘는 땅을, 감괘는 물을, 리괘는 불을 상징하는 것으로 태극을 중심으로 통일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태극기는 처음 만들어진 이후 우리민족과 기쁨과 슬픔을 같이했다. 태극기는 국권회복을 위해 싸우던 의병들이나, 만주벌판을 달리던 독립군들과 함께 전장을 누볐다. 3·1운동이 일어났을 때에는 한반도에서, 만주에서, 연해주에서, 미주에서 2천만 겨레의 손에 들려 조국의 자주 독립을 위한 만세함성에 동참했다.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 청사에도, 광복군이 창군될 때에도, 광복의 기쁨과 함께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었을 때, 6·25 전쟁으로 빼앗겼던 서울을 수복했을 때에도 자리를 같이 했다. 태극기는 과거 기쁨보다는 나라 잃은 아픔과 저항의 상징이었던 적이 더 많았다. 그러나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모태범에서부터 김연아까지, 선수들과 국민들이 함께 힘차게 휘두르며 승리의 기쁨을 나누고, 세계 속에 우뚝 선 대한민국의 위상을 가늠하는 징표가 되었다.

 

태극기가 푸른 창공에 펄럭이는 깃발을 보고 있노라면 박동하는 힘찬 생명력과 영원과 무한에 대한 순수한 동경에 불현듯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태극기 선양은 고구려 역사 지키기와 함께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는 시대적 주제라고 생각한다.

 

-태극기 선양 계획은.

 

기초자치단체는 국경일 행사를 안한다. 잘못됐다. 내년부터 태극기와 관련이 깊은 3·1절과 8·15 광복절에 기념식을 개최하겠다. 태극기 선양사업 추진 조례를 제정하고 국기선양위원회를 구성해 시민들이 국경일이면 자발적으로 태극기를 게양하는 풍토가 정착될 때까지 범시민적인 운동을 펼치겠다. 아파트단지 별로 시범단지를 추가로 선정해 365일 게양하는 방안, 민간단체와 함께 강변북로 구간을 태극기로 수놓는 방안 등을 구상 중이다.

 

태극기 선양이 고구려 역사 지키기와 함께 국가에 대한 충성심을 이끌어 내는 구심점으로, 대외적으로는 국가 이미지를 고양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등 우리와 생활을 함께하는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오도록 하겠다.  구리=한종화기자 hanjh@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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