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도 등 상품성 떨어지고 국산 배추값 안정세… 소비자들 외면
‘배추대란’을 잠재우기 위해 대량으로 긴급 수입된 중국산 배추가 애물단지로 전락해 버렸다.
신선도가 낮고 상품성이 좋지 않은데다 국산 배추의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자 소비자들이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농수산물유통공사와 도내 대형마트 등에 따르면 이달 초부터 20일까지 국내에 수입된 중국산 배추는 공사측이 직접 수입한 120t과 대형마트 등 민간 부문의 물량을 합해 총 3천960t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한포기당 1만원을 웃도는 가격으로 ‘농산물 쇼크’를 안겨준 배추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서둘러 수입에 나선 중국산 배추는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자리만 차지하는 골칫거리가 됐다.
홈플러스 북수원점에서는 지난 15일 중국산 배추를 매장에 내놓기 시작, 첫날 102포기를 판매해 호조를 보였다. 중국산 배추는 포기당 2천원으로 국산 배추(3천300원)에 비해 훨씬 저렴했지만 다음날부터는 판매량이 급감해 불과 9포기만 팔렸으며, 20일에는 단 한포기도 판매되지 않은 채 70여포기가 매장에 쌓여있는 상태다.
이보다 1주일 먼저 중국산 배추를 판매하기 시작한 동수원점에서는 7~13일 동안 86포기의 배추를 판매했지만 14~20일에는 절반 수준인 43포기만 팔려 중국산 배추 주문을 중단한 채 나머지 배추를 처분하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또 롯데마트 수지점의 경우 10월 첫째주 당시 5천원대의 국산배추를 대체하기 위해 포기당 2천500원씩의 가격에 1일 100망(1망에 3포기)을 한정상품으로 내걸고 성황리에 판매를 완료, 2차로 3일간 판매할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실제 2차 판매를 시작한 첫날 소비자 반응이 좋지 않아 1포기에 1천원의 헐값을 받고 겨우 물량을 소진한 후 나머지 기간은 아예 행사를 중단했다.
이마트 역시 2차에 걸쳐 중국산 배추 2만포기를 수입업체로부터 구입한 후 수도권 30개 점포에서 1만3천포기만 판매했으며, 남은 7천여통은 신선도가 떨어지면 폐기처분 한다는 방침에 따라 3~4일 후엔 전량 폐기조치하고 있다.
이처럼 중국산 배추가 애물단지가 된 것은 크기도 작고 신선도도 떨어져 국산 배추에 비해 상품성이 좋지 않은데다 대형마트의 김장배추 예약판매 등으로 가격 경쟁력마저 떨어졌기 때문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중국산 배추가 가격 대비 상품성이 너무 떨어져 소비자들의 관심이 끊어진 것”이라며 “현재 남은 물량을 최대한 빨리 처리하고 나면 더이상 물건을 들여오지 않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jhlee@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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