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등 폭등에 좀도둑 기승… 순찰 돌고 CCTV 추가설치 등 농작물 사수 총력
‘농작물을 사수하라!’
최근 채소값 폭등으로 농산물 좀도둑이 기승을 부리자 농민들이 농작물을 지키기 위해 순찰을 벌이는가 하면 농경지 주변에 CCTV 설치를 계획하는 등 농산물 수호에 절치부심하고 있다.
10일 안성지역 농민들에 따르면 안성시 일죽면 43개 마을 이장단은 지난 5일 면사무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일죽면 일대 50여ha에서 재배되고 있는 얼갈이 배추, 열무, 상추 등의 농산물 절도 예방을 위해 순찰강화와 함께 마을 진출입로 및 시설하우스 주변 등지에 CCTV를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같은 이유는 지난 6일 50대 남성이 안성·용인 일대 밭 3곳에서 주민이 재배하던 배추 30포기와 쪽파 10단, 무 140여개 등 60만원 상당의 채소류를 훔친 혐의로 경찰에 붙잡히는 등 최근들어 농작물 도난 사건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깻잎따기 및 수확한 밭 찌꺼기 채소 가져간 시민 등이 형사 사건으로 비화되면서 채소값 급등을 실감케 하고 있다.
평택경찰서는 지난 6일 팽성읍 송화리 소재 H씨(67·여) 들깨밭에서 주인 허락없이 깻잎을 딴 혐의(절도)로 N씨(51)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에 앞서 지난 5일에는 팽성읍 남산리 소재 L씨(57)의 채소 밭에서 수확 후 남은 알타리무우를 뽑아가려던 L씨(52·여) 등 3명도 경찰에 절도혐의로 입건됐다.
N씨 등은 경찰에서 “팽성읍 소재 외가집에 왔다가 서울로 돌아가는 길에 들깨밭이 있어 가족들과 함께 먹으려고 깻잎을 딴것”이라며 “이렇게 범죄가 되는줄 몰랐다”고 주장했으며 L씨는 “알타리무우를 수확한 밭이라서 주인이 버린 것인 줄 알고 아까운 마음에 뽑아 가져가려 했다”고 선처를 호소 했다.
이에 대해 경찰의 한 관계자는 “평소 같으면 문제도 안되는 일들이 채소 값이 급등 하면서 범죄화되고 있다”며 “채소값 급등이 넉넉했던 농촌의 인심 조차 사라지게 한 것 같아 마음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안성·평택=박석원·최해영기자hychoi@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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