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출신 안상수-손학규 ‘진검승부’

‘정권 재창출’ ‘정권 교체’ 사명… 초반 화해무드 속 긴장감

손학규 전 경기지사(63)가 민주당 새 대표로 당선됨에 따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64, 의왕·과천)와 함께 경기 출신이 여야 대표를 맡아 진검 승부를 펼치게 됐다.

 

여당 대표인 안 대표는 ‘정권 재창출’의 막중한 사명을 안고 있는 반면 민주당 손 대표는 ‘정권 교체’라는 숙명을 안고 있어 두 대표는 피할 수 없는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셈이다.

 

서울 법대(안 대표)와 서울대 정치학과(손 대표)를 나와 동문 선후배인 두 대표의 ‘일거수 일투족’에 따라 향후 정국이 여야간 충돌이냐, 상생협력이냐가 판가름 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일단 두 대표가 서로를 잘 아는 경기도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에 초반은 화해와 협력모드가 형성될 전망이다.

 

안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신임대표는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이념적 스펙트럼이 넓은 포용력 있는 정치인”이라며 “저 개인적으로도 손 대표와는 경기도에서 정치를 같이했고, 도지사 시절에 제가 지사 당선을 위한 선거운동을 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서로 충분히 이해의 폭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더욱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또한 “앞으로 여야가 정책을 중심으로 대화와 상생의 정치를 펼치고, 여야 관계 또한 더욱 진일보 하기를 바란다”면서 “한나라당은 국정을 이끄는 한 축인 야당의 비판과 대안 제시를 존중하며 언제든지 대화의 문을 열어놓고 적극적으로 소통을 해나가겠다. 2·3일내에는 손 대표와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양 대표는 초반 화해 무드 속에서 ‘서민 속으로’(안 대표)와 ‘국민 속으로’(손 대표)를 통해 민심잡기 경쟁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손 대표가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선명성을 당원들에게 부각시켜야 하고, 강력한 경쟁자인 정동영·정세균 최고위원 등과의 차별성도 보여야 함에 따라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칼날은 날카롭게 세울 것으로 예상돼 미묘한 긴장감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손 대표는 전날 대표 수락연설을 통해서도 “이명박 정부에 선전포고를 했다”면서 “잃어버린 600만표를 찾아 오겠다”고 밝혀 차기 대선에서의 승리를 주장했다.

 

특히 여권의 차기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가 본격적으로 대권 가도에 나설 경우 손 대표와 대척점에 설 수밖에 없어 한나라당 안 대표-김 지사, 민주당 손 대표간 3자 대결구도를 보는 재미도 쏠쏠할 전망이다.

 

김재민기자 jmkim@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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