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7관왕 도전 잠시 주춤…SK, 롯데에 2연승

롯데의 거포 이대호가 오랜 기간 지켜왔던 타격 7개 부문 선두에서 한 걸음 아래로 내려왔다. 프로야구 역사상 전무후무한 타격 7관왕, 더 나아가 사상 최초로 한 구단의 타격 전 부문 싹쓸이가 가능할 지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대호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와 원정경기에 볼넷 1개를 골라내는 데 그치며 3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전날까지 출루율 부문 선두에 올라있던 이대호는 종전 기록보다 약 1리가 떨어져 이날 경기가 우천 취소된 삼성 박석민에 0.00007차 뒤진 2위로 내려앉았다. 박석민은 0.43782, 이대호는 0.43775다.

 

이대호는 사실상 홈런(41개), 타점(122개), 득점(92개), 최다안타(156개), 장타율(6할7푼) 부문 선두 자리를 굳혔다. 타율(3할6푼) 부문 역시 1위 수성이 유력하나 7관왕 도전의 유일한 걸림돌이 있다면 박석민이 버티는 출루율 부문이다.

 

현재 팀 동료 김주찬이 도루 1위로 올라선 가운데 이대호가 출루율 부문마저 석권한다면 7관왕 탄생과 동시에 롯데는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공격 타이틀 전부를 싹쓸이하는 구단이 된다. 페넌트레이스 순위의 윤곽이 서서히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시즌 막판 지켜볼만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홍성흔과 조성환 등 그동안 앞뒤를 지켜주던 강타자들의 공백 속에서 이대호까지 침묵하자 롯데는 힘을 쓰지 못했다. SK는 이날 롯데를 8-5로 제압, 주말동안 열린 부산 2연전을 싹쓸이하고 사실상 1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대포 2방에 승부가 결정됐다. 박정권은 1회초 선제 2점 홈런을 쏘아올려 기선을 제압했고 김재현은 팀이 3점차로 앞선 4회초 롯데의 추격의지를 꺾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로써 김재현은 프로야구 역대 15번째로 200홈런을 달성하는 감격을 누렸다.

 

KIA는 4위 탈환의 가능성을 끌어올릴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광주구장에서 열린 넥센과 원정경기에서 2-3으로 역전패하면서 5.5경기차 승차를 좁힐 찬스가 무산됐다. 사구 후유증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마무리 윤석민의 공백이 아쉬웠다. 넥센은 2-2 동점이던 8회초 유한준이 유동훈을 상대로 결승타를 때려낸 데 힘입어 갈 길 바쁜 KIA의 발목을 잡았다.

 

8회말 KIA의 공격 도중 프로야구 사상 가장 긴 승부가 펼쳐졌다. 선두타자로 나선 이용규가 넥센의 사이드암 박준수와 무려 20구까지 가는 실랑이를 벌인 것. 이용규는 볼카운트 1-2에서 10번이나 연속 파울을 때렸고 14구 볼을 골라는 뒤 다시 5번이나 더 파울을 쳐낸 뒤 결국 우익수 플라이로 물러났다. 역대 한타자 최다 투구수로 종전 기록은 17개였다.

 

대전에서는 두산이 홈팀 한화를 9-3으로 완파했다. 올해 신인왕 0순위로 손꼽히는 두산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7회와 8회 시즌 17,18호 연타석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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