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4위 수성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있는 롯데 자이언츠가 주축타자 홍성흔의 부상이라는 돌발 변수를 맞이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던 홍성흔이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롯데의 가장 큰 무기인 화력에 적잖은 타격을 입게됐다.
홍성흔은 지난 15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0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와 원정경기에서 9회초 상대 투수 윤석민이 던진 직구를 왼쪽 손등에 맞았다.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곧바로 교체된 홍성흔은 정밀 진단을 받은 결과 왼쪽 손등뼈가 부러졌다는 진단을 받았다. 전치 4주, 재활 과정까지 합하면 최소 5주간 그라운드를 누빌 수 없다.
홍성흔은 이날까지 타율 3할5푼8리(2위), 26홈런(공동 2위), 113타점(1위)을 기록하며 롯데 타선의 중심을 지켜왔다. 3번 지명타자로 꾸준히 출전하면서 4번타자 이대호를 비롯한 중심타선에 우산 효과를 안겨주는 보이지 않는 공헌도 해왔다.
그러나 5주 진단을 받으면서 사실상 잔여 정규시즌 출전이 어려워졌다. 마운드가 불안한 가운데 호쾌한 방망이의 힘으로 4강 경쟁을 펼치고 있는 롯데로서는 엄청난 손실이 불가피하다. 중심타자들의 분발이 더욱 요구되는 시점이다.
롯데로서는 이대호의 타격감이 절정에 올라와 있다는 게 다행이다. 이대호는 현재 프로야구 전체 타자 가운데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자랑하고 있다. 8월 들어 타율 3할7푼8리, 9홈런, 21타점 맹타를 휘두르는 중이다. 4일 잠실 두산전부터 14일 광주 KIA전까지 세계 최고기록인 9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기도 했다.
다만, 홍성흔의 부상 공백으로 상대 마운드가 앞으로 이대호를 집중 견제할 것이 확실하다. 그동안 홍성흔의 후방 효과를 톡톡히 누려왔던 이대호에게 더욱 큰 책임감이 주어졌다.
홍성흔과 이대호가 선의의 경쟁을 펼쳐왔던 타점왕 타이틀은 홍성흔의 부상으로 이대호의 몫이 될 공산이 크다. 이대호는 현재 타점 111개로 홍성흔에 2개차 뒤져있고 타율(3할6푼8리)과 홈런(38개) 부문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다. 따라서 2006년 이후 4년만에 다시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물론 이대호에게 타이틀보다 더 중요한 것은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이다. 이대호는 역사적인 홈런 행진이 이어지는 내내 자신의 기록보다는 팀 승리에 초점을 맞춰왔다. 기록 행진이 마감된 후 "팀이 졌는데 인터뷰를 하는 것이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팀 성적이 뒷받침된다면 개인의 명예는 자연스레 따라오는 법이다. 이대호가 타자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하고 팀을 포스트시즌에 올려놓는다면 MVP 경쟁자로 괴물다운 시즌을 보내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에이스 류현진과 경쟁에서 밀릴 이유가 없어진다. 더욱 큰 책임감 속에 맞이할 이대호의 잔여경기 활약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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