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심 달리던 시내버스 폭발

행당역 인근서 연료통 '쾅'… 승객 등 17명 중경상

대낮 도심을 달리던 시내버스에서 폭발이 일어나 17명이 중경상을 입는 아찔한 사고가 났다.

 

9일 오후 5시쯤, 서울 성동구 행당동 행당역 인근 왕복5차선 도로에서 운행 중이던 241B번 CNG(압축천연가스) 버스가 갑자기 폭발했다.

 

사고 당시 버스는 행당동에서 무학여중 방향으로 주행하다 행당역 4번 출구 앞에서 신호 대기 중이었다.

 

이 사고로 버스 승객 이모(40·여)씨가 중상을 입었고, 운전사 송모(51)씨 등 버스 안에 있던 14명이 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버스 곁을 지나가던 행인 2명도 부상을 입는 날벼락을 맞았다.

 

1톤 가까운 CNG연료 통 8개의 폭발은 위력적이었다. 문제의 버스 인근에 정차해 있던 차량 여러 대가 파손됐고 인근 상가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등 연쇄적인 피해가 발생했다.

 

버스 내부는 형체를 알아 볼 수 없게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으며, 산산조각이 난 차체 파편도 도로 여기저기 뒹굴고 있었다.

 

사고 직후 소방대원과 경찰관 100여명이 긴급 출동해 구조자들을 응급조치하고 인근 병원 4개소로 후송했다.

 

다행히 중상자가 1명으로 그쳤지만 자칫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문제는 이번과 같은 사고가 과거에도 이미 여러 차례 발생, 예견된 사고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7월 전북 익산의 충전소에서 시내버스가 폭발했고, 재작년 7월에도 충북 청주에서 비슷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3년째 여름만 되면 비슷한 사고가 재발하고 있는 것이다.

 

차이점은, 앞서 두 차례의 사고가 종점에서 사고가 일어나 인명피해가 없었던 반면 이번에는 운행중에 사고가 터져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또 다른 차이점은 과거의 사고가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반면 이번에는 17명이나 되는 승객들이 다쳐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경찰은 아직 사고 원인을 단정하지 않고 있지만 앞서 두 차례의 사고가 고압을 견디지 못한 연료통이 팽창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도 비슷한 원인 때문에 터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여름철 온도가 높아지면 기체가 급격히 팽창해 용기의 압력이 높아지는 현상 때문으로 풀이된다.

 

가스 용기에 대한 안전진단에 문제가 있었을 개연성도 있어 보인다.

 

비슷한 폭발사고는 지난 2008년 이전 3년 동안에도 3차례나 더 있었다. 6년간 해마다 평균 한 건씩 버스가 터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고 역시 예고된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앞서 CBS노컷뉴스는 지난해 가을 CNG버스가 폭발의 위험성을 안고 있다는 진단 기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것은 CNG버스가 안전에 더 취약함에도 불구하고 일반 자동차와 동일한 정밀검사만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서울시내에서는 7234대의 CNG버스가 운행되는 것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2만 5000여대의 CNG버스가 운행되고 있고, 전국적으로 하루 평균 950만명이 CNG버스 등 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버스를 이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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