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묶음상품, 따져보니 단품보다 더 비싸
평소 대형마트에서 묶음 단위의 라면을 구입하는 신수영(30)씨는 동네 상점을 찾았다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됐다. 개 당 가격을 따져보니, 당연히 더 쌀 거라 생각했던 대형마트의 라면이 동네 상점보다 비쌌던 것이다.
신씨는 "조금 두고 먹더라도 가격이 싼 걸 사는 게 낫다는 생각으로 그동안 대용량 묶음상품을 사왔다"면서 "이제는 용량 대비 가격을 따져보고 구입해야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형마트의 대용량 묶음판매 제품이 더 쌀 거라는 인식과는 대조적으로 일부제품은 전통시장의 단품보다 더 비싸게 팔리고 있다. '대형마트 제품은 포장이 큰 대신 가격이 싸다'는 생각이 사실이 아닌 것이다.
생필품가격정보사이트 티프라이스(http://price.tgate.or.kr)에 따르면, 지난 주 기준 홈플러스에서 6개 묶음(540ml)으로만 판매되는 메로나(90ml)는 서울 전점에서 3100원이었다. 10ml 당 57원인 셈인데 이는 단품 판매를 하는 다른 대형마트보다 10원 정도 비싸고 전통마트에 비해서는 최고 1.5배 비싼 것이다.
이마트에서 5개 묶음포장 판매되는 삼양라면 역시 서울 전점에서 2780원에 팔려 개 당 556원 꼴이다. 반면 동북구에 위치한 B 시장에서는 삼양라면이 개 당 56원이 싼 500원에 팔린다.
지방도 예외는 아니다. 홈플러스 대구점에서 파는 CJ 햇반은 1260g 짜리가 6950원으로 100g당 552원이다. 하지만 대구 S 시장에서 낱개로 살 수 있는 같은 제품은 100g당 476원이다.
대형마트의 대용량 묶음판매 일부 제품이 단품을 낱개로 사는 것보다 비싼데도 소비자들이 이를 구분할 수 없는 이유는, 같은 매장 내에서 묶음포장과 단품포장을 함께 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라면의 경우 대형마트 대부분이 단품 판매를 하지 않으며 빙과류나 즉석밥 등도 무조건 묶어 판매하는 곳이 많다.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에서 낱개 가격을 확인하지 않고서야 묶음포장이 오히려 더 비싸다는 사실을 알기 어려운 것이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살 때 많은 금액을 부담하더라도 좀 더 싸게 구매하는 게 이득이라고 생각하는 심리가 있다"면서 "가격비교사이트에서 가격을 비교해보고 자신이 필요한 만큼만 과소비 없이 구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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