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도난 당한 희귀 고서적 수백 점 유통 장물업자들 입건
도난 당했던 희귀 고서적 수백 점을 유통시키려 한 장물업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이같은 혐의로 장물업자 구모(65)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또 문화재 거래 사이트를 불법 운영한 혐의로 해당 사이트 운영자 김모(55)씨도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구씨 등 3명은 지난 2005년 7월부터 이듬해 12월 사이에 장물업자 김모(46)씨로부터 고서적과 고문서 360여점을 2, 800여만원에 사들였다.
해당 고서는 고창향교와 무장향교, 김정회 고가 등 전국의 30개 향교와 고택에서 보관 중이던 비지정문화재로, 지난 2005년~2007년 도난 당한 뒤 회수되지 않은 상태였다.
장물업자 김씨는 당시 해당 고서를 훔친 일당과 함께 구속됐지만, 도난 당한 고서에 대해서는 함구했었다.
경찰 조사 결과 구씨 등은 김씨에게서 구입한 고서 가운데 일부를 골동품 수집상에게 팔아 3,000만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에는 원대(元代) 도교양생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인 '삼원참찬연수서'와 조선 성종대에 간행된 시선집인 '영규율수'도 포함돼 있었다.
구씨 등은 출처를 알 수 없도록 고서의 낙관을 오려내거나 새로운 낙관을 찍는 수법을 사용했으며, 공소시효가 만료될 때까지 도난 문화재 상당수를 보관하는 방법으로 경찰 추적을 피하려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또 주로 지인이나 문화재 전문 인터넷 매매 사이트를 통해 판매를 시도했는데, 해당 사이트는 2년여 동안 55억원 상당의 거래 실적에도 무허가로 불법 운영되고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장물업자 김씨에게서 또 다른 도난 문화재를 구입한 혐의로 모 사립대 교수 김모(49)씨도 불구속입건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5년 7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장물업자 김씨에게 1,270여만원을 주고 고서적 910점을 매입한 뒤 연구 목적으로 보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교수는 도난 문화재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해당 고서를 구입했으며, 출처를 없애기 위해 낙관을 훼손하기까지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고서적은 비지정문화재이기는 하지만, 조선 전기 금속활자본과 목판본이 포함돼 있어 중요한 역사적 가치가 있다"면서 "이번에 회수한 문화재는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방침"이라고 밝혔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