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 팀 역대 최악의 연패를 기록하면서 6위로 떨어졌던 KIA 타이거즈가 운영팀장을 교체하고 타격 코치와 배터리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을 차례로 개편했다.
KIA는 4월말에 1군 타격코치였던 최경환 코치를 2군으로 보내고 2군에 있던 이건열 코치를 1군으로 불렀다.
6월말에는 이례적으로 시즌중 운영팀장을 교체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가 끝난 뒤에도 코치진 개편을 단행했다.
1군 투수코치였던 스기모토 코치를 2군으로 내리고 이강철 투수코치를 1군 투수코치로, 김정수 코치에게 불펜코치를 맡겼다. 그동안 타격코치를 겸하던 황병일 코치는 수석코치 본연의 업무만 맡도록 하고 타격 코치는 1군에서 올라온 이건열 코치가 전담하도록 했다.
연패가 거듭될 때마다 코치진 개편이라는 임기응변식 처방이 아직까지는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감독의 책임을 코치에게 떠넘기고 있다는 팬들의 비난만 커지고 있다.
전반기 16연패라는 타이거즈 역사상 최악의 기록을 남긴 것이 코치들의 책임이냐는 것이다. KIA의 부진에 대한 책임은 조범현 감독이 가장 클수 밖에 없다.
KIA의 취약점은 기록이 잘 보여준다. 전반기 37승 53패, 승률 0.411로 선두 SK와는 24게임차로 6위를 기록중이다. 팀타율은 0.257로 7위, 득점 387점으로 역시 7위, 팀홈런 58로 8위, 도루 71개로 6위, 병살타 86개로 2위 등 타자들의 기록이 특히 나쁘다.
조 감독의 경기 운영에 많은 의문점이 제기됐다, 데이터야구 신봉자인 조 감독은 우익수에 대해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했다. 상대 선발이 좌투수때는 오른손타자 이종범과 김다원, 우투수일때는 왼손타자 신종길을 주로 내세웠다.
지난 21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5-0으로 승리할때 우익수이자 2번 타자 신종길은 4타수 4안타 1득점, 3도루로 맹활약 했다. 양현종의 호투에다 신종길의 활약 덕분에 5연패에서 벗어났다.
그런데 다음날 좌완 장원삼이 나오자 조 감독은 전날 4타수 4안타로 맹활약했던 신종길을 빼고 김다원을 내세웠다. 김다원은 배트도 제대로 휘두르지 못하고 2타수 무안타를 기록한 뒤 8회 1사 1루때 신종길로 교체됐다.
신종길 타석때 좌투수 차우찬이 나오자 조감독은 다시 우타자 이영수로 교체했다. 이영수는 삼진 아웃됐다.전날 맹타를 휘두렀을 뿐만아니라 발도 빠른 신종길은 결국 대타도 대주자 역할도 하지 못한채 물러났다.
장성호, 김경언을 한화에 보내고 안영명,박성호와 함께 KIA로 옮긴 김다원은 24타수 2안타 타율 0.083으로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기에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당시 1루에는 걸음이 느린 김상훈이 있었고 포수 차일목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신종길은 1루 대주자로도 사용할수도 있었다. 그러나 조 감독의 데이터 맹신 덕분에 타자석을 밟아보지도 못한채 물러났다.
KIA는 전반기 투수, 특히 구원투수 운영에 적잖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소방수 유동훈은 방어율 2.45에 블론세이브 6개로 전체 1위에 올랐으며 손영민은 방어율 5.18에 블론세이브 5개, 곽정철은 방어율 5.72에 블론세이브 3개 등 전반기 블론세이브만 15개를 기록중이다.
손영민과 곽정철은 전반기 초반을 제외하고 기록 뿐만아니라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박빙의 상황에서 구원등판할때는 스트라이크를 제대로 던지지 못하거나 2스트라이크 이후에 복판에 던져 결정타를 얻어맞는 등 소심한 투구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16연패의 시발이 됐던 지난 6월 18일 SK와의 문학경기에서 윤석민은 8회까지 1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었으며 팀은 3-1로 이기고 있었다.윤석민은 9회말 최정에게 안타를 내준 뒤 1사 2루에서 대타 윤상균에게 적시타를 얻어맞고 강판됐다.
이어나온 손영민은 나주완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한타자도 잡지 목하고 곧바로 서재응으로 교체됐다. 서재응은 조동화에게 우익수 넘어가는 2타점 2루타를 얻어맞아 역전패하면서 이후 16연패의 수렁에 빠지게 됐다.
흥분을 감추지 못했던 윤석민은 라커를 자산의 주먹으로 쳐 투수로서는 치명적인 오른손 부상을 입고 전력에서 제외됐다.
KIA의 상반기 투수운용은 한발늦은 투수 교체 후 대량 실점으로 팬들의 원성을 샀다.
◈운영팀장 교체는 단장의 희생양?◈
팀 창단 후 최다연패였던 9연패를 기록중이던 지난 6월 30일 KIA는 침체된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해 윤기두 운영팀장을 2군 총과담당으로 내리고 2군 총괄담당 오현표 차장을 운영팀장으로 임명햇다.
시즌중에 운영팀장을 교체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것이다. 운영팀장이 팀 운영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승부에 영향을 미칠만큼 경기에 관여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운영팀장 교체로 팀 분위기 쇄신을 꾀한다는 것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김조호 단장이 책임져야 할 부분을 운영팀장 교체로 무마하려 한듯한 색채가 강하다.
2009년 우승으로 한국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을 달성한 KIA는 2010 시즌에도 역시 우승후보였다.
CK포가 버티고 있는데다 한국시리즈 7차전 영웅 나지완도 한층 성숙한 타격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예상은 빗나갔다.
2009 시즌 돌풍을 일으키며 MVP를 차지했던 김상현은 시상식과 TV 출연 등 시즌후 바븐 일정을 보내느라 몸을 추수리지 못해서 인지 부상에 시달리며 전력에서 제외됐고 나지완은 한층 성숙된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KIA는 현재 최약의 클린업 트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3번타자는 이종벙과 나지완, 안치홍, 채종범, 김원섭이 돌아가면서 맡고 있으나 누구도 3번타자로 미덥지 못하다.
외야수 한자리는 이종범, 김다원, 신종길, 나지완 등이 맡고 있으나 여전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원투수, 특히 믿을만한 좌완 구원투수가 없는데다 소방수 유동훈의 싱커는 무디어져 지난해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약점 투성이 인데도 시즌전이나 시즌 중에도 전력보강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가 눈총을 받으면서 넥센에서 황재균을 데려가고 두산은 이현승을, 삼성은 장원삼을, LG는 이택근을 데려가는 등 활발한 전력보강을 이룬점과 대비된다.
지난해 V10을 달성한 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부회장이 KIA 타이거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힌데다 모그룹 기아자동차는 올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리고 있어 자금이 아주 쪼들리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해 최악의 기록을 세운 것이 단장의 책임이 아니고 운영팀장의 책임이라면 납득할만한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