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의 아이폰4 기자회견에 경쟁업체 '발끈'

RIM-모토로라-노키아, "애플 주장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 반박

아이폰4의 수신불량 논란, 이른바 '안테나 게이트'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미국 애플사가 이제는 스마트폰 경쟁업체로부터 강력한 비난을 받는 처지에 놓였다.

 

애플의 스티브 잡스 CEO가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안테나 수신불량은 단지 애플만의 문제가 아니라 노키아와 블랙베리 등 여타 스마트폰의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경쟁업체들이 발끈하고 나섰기 때문.

 

블랙베리로 북미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리서치 인 모션(RIM.Research In Motion)은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애플이 스스로 자초한 문제와 관련해 RIM을 끌어들인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애플은 공연히 다른 업체를 연관시키지 말고 (아이폰4의) 디자인 문제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 업체의 마이크 라자리디스(Mike Lazaridis) 공동대표는 "잡스의 주장은 (아이폰4) 안테나 디자인에 대한 일반인들의 이해를 왜곡하고, 자신들의 어려운 상황에 대한 여론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라고 꼬집었다.

 

RIM은 특히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구입한 고객들은 안테나 케이스가 필요없다"면서 "그동안 우리는 애플이 아이폰4에 적용한 디자인을 꺼려왔으며, 수신율이 떨어지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혁신적인 디자인을 채택해왔다"고 강조했다.

 

모토로라의 산제이 자(Sanjay Jha) 공동대표도 "모든 스마트폰의 성능이 똑같다는 점을 암시하는 애플의 주장은 솔직하지 못한 태도"라고 지적하면서 "자체 조사결과 '드로이드X'는 아이폰4보다 고객들이 손으로 쥐었을 때 훨씬 더 뛰어난 감도를 보인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반박했다.

 

모토로라 측은 또 아이폰4에 적용된 단말기 바깥면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방식은 그동안 피해왔던 디자인이라고 지적했다.

 

노키아도 "단말기를 꽉 쥐게 될 경우 수신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실제 상황에서 이를 피하기 위하기 위해 외부 디자인보다 안테나 수신을 우선하는 방법으로 휴대폰을 만들어왔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은 17일 스티브 잡스의 기자회견에 대해 IT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만족스럽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애플의 경쟁업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일부 주요 언론들도 비판에 가세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소비자연맹 발간지 '컨슈머리포트'는 애플의 장기적인 해결책을 기대한다면서, 현 시점에서는 아이폰4를 구매 추천대상에서 제외시킨 조치를 바꾸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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