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삼각대가 어디 있더라?'… 고속도로 안전수칙 경보

20여 명의 사상자를 낸 인천 서해대교 버스 참사는 안전 삼각대 없이 도로 위에 정차한 마티즈 차량 운전자의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갓길 주정차나 고장차량 방치 등 고속도로에서 만연하고 있는 각종 법규 위반행위를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4명이 죽거나 다친 서해대교 버스참사는 버스 운전사의 안전거리 미확보에도 책임이 있지만 차량 고장시 후방에 안전삼각대를 설치해야 하는 기본적인 안전 수칙을 어긴 마티즈 차량 운전자의 잘못도 컸다.

 

엄청난 인명피해로 이어져 모처럼 심각성이 부각되고 있지만, 부산지역 운전자들의 인식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교통안전공단 부산지사 허민우 안전과장은 "자동차 정기점검을 받으러 오는 운전자들이 안전삼각대의 존재조차 모르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고속도로 주행시 안전삼각대의 필요성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공단에 자동차 점검을 받으러오는 차량의 절반 이상이 안전삼각대를 휴대하지 않고 실정이다.

 

고속도로나 자동차 전용도로를 주행할 때 안전 삼각대를 휴대하지 않으면 2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되자만 현실적으로 단속은 불가능하다.

 

경찰 관계자는 "차량을 일일이 세워서 트렁크를 열어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개인 신상의 문제도 있어 현실적으로 단속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안전 삼각대를 휴대한 차량 운전자라 하더라도 고장 등 위급한 상황이 발생해 주간에는 100m 야간에는 200m 후방에 제대로 설치해야 하지만 시늉에 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속도로 순찰대 관계자는 "도로 순찰을 나가보면 삼각대의 그야말로 세워놓은 경우가 많다"며 "갓길 주위에 대형차량이 한번 지나가고 나면 그 바람에 삼각대가 쉽게 넘어진다"고 현실을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고속도로 안전수칙 위반에 대한 단속과 처벌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위험지역 도로 갓길에 안전표시판을 비치하는 등 갖가지 해결책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운전대를 잡은 운전자들이 기본적인 수칙을 잊지 않는 안전의식이 이번 참사와 같은 어이없는 사고를 없앨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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