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캉스'보다 월드컵!

월드컵 열기에 밀려 바캉스 분위기 '주춤'…물놀이 용품대신, 월드컵 응원용품 우선

월드컵 열기가 점차 뜨거워지면서 유통업체 매장이 온통 붉은색으로 물드는 등 월드컵 분위기가 한껏 달아오르고 있다.

 

반면 해외여행 수요는 크게 줄어 여행업계에는 때아닌 찬바람이 불면서 월드컵을 두고 업계간의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부산 해운대 센텀시티에 있는 한 백화점.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있지만, 매장 앞에 서 있는 마네킹에는 시원한 비치패션이 아닌 빨간 티셔츠와 원피스 등이 입혀져 있다.

 

의상과 모자, 가방, 운동화까지 빨간색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많아 한여름 신상품대신 빨간색 위주의 상품을 전면에 배치했다.

 

K매장 김희영 매니저는 "보통 매장 앞에서는 한달정도 앞서서 여름철 색깔에 맞는 하늘색, 파란색, 초록색옷을 진열해 놓지만, 올해는 월드컵 열기에 맞춰 붉은색 옷을 주로 진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에 있는 할인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

 

월드컵 열기가 아직 달아오르기 전인 이달 중순에는해수욕장을 찾는 고객들을 겨냥해 바캉스 창고대개방 특별 코너를 차려놓고 수영복, 텐트, 아이스박스를 판매했왔지만, 한국이 그리스에 2대 0으로 대승을 올린 뒤에는 매장 밖 입구와 곳곳에 월드컵 특별전을 마련했다.

 

홈플러스 우동점 소재호 점장은 "해운대 해변에서 가장 가까운 할인점이어서 고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월드컵 공식 티셔츠와 붉은악마 머리띠, 수건 등을 균일로 내 놓고 있다"면서 "응원객들이 맥주, 통닭, 마른안주, 축구공 등도 많아서 관련매출이 평소보다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여행업계는 찬바람을 맞고 있다.

 

예년이면 여름휴가 예약으로 바쁜 시점이지만 후끈 달아오른 월드컵 열기로 인해 직장인과 대학생 등이 휴가계획을 잡지 않고 있어 해외여행이나 배낭여행 수요가 크게 줄었다.

 

A여행사 관계자는 "미리 모객을 해야 비행기 좌석을 확보하지만, 아예 문의 전화가 없는 실정"이라면서 "이번 남아공 월드컵이 우리나라 경기 뿐 아니라 다른 국가의 경기도 각종 변수로 관심을 끌면서, 주 고객층인 직장인과 대학생들이 여행 계획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월드컵 열기가 한여름 바캉스 분위기를 뒤바꿔놓으면서 관련업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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