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올려달라” 난동에 가축 폐사시킨 뒤 도주까지, 인력난에 채용 불가피… 하루 5~6건씩 피해 접수
도내 영세업체나 농가들이 인력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부 외국인근로자들이 임금을 올려달라며 난동을 부리거나 폭력을 행사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어 업체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 한국산업인력공단 등에 따르면 경기도 내 외국인근로자는 지난 2007년 11만6천794명에서 2008년 17만3천230명, 2009년 20만5천239명으로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이와 함께 공단에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임금인상 등을 이유로 난동을 부리거나 폭행을 일삼은 뒤 도주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는 고용주의 신고가 올 들어 하루 평균 5~6건(전국)에 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중소기업들이 외국인근로자들의 난동 등으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안산시 단원구에서 자동차 부품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S씨는 지난 1월 고용한 태국인 등 외국인근로자 4명이 임금 20%를 올려달라며 공장 안에서 집기류를 때려 부수며 기계를 망가트렸다.
하지만 공장에서 일할 사람을 구하기 어려워 이들을 경찰에 신고는커녕 해고하지도 못했다.
이들은 이후에도 근무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거나 남자기숙사에 자신의 여자친구를 데려와 혼숙을 일삼는 등의 행위를 벌이다 지난달 갑자기 종적을 감췄다.
또 화성시 북양동에서 J목장을 운영하고 있는 Y씨는 지난달 돼지 50마리가 집단폐사해 큰 손실을 입었다.
중국인근로자 2명이 수시로 보너스를 달라며 요구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자 Y씨가 3일간 출장을 다녀온 사이 돈사의 급수관을 틀어막아 폐사시킨 뒤 그대로 달아났다.
농장주 Y씨는 “외국인근로자들이 임금인상 등을 이유로 난동을 부리는 일이 ‘다반사’지만 사람을 쉽게 구할 수 없어 참을 수밖에 없는 입장”이라며 “이 같은 피해를 막기 위해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체계적인 인력 관리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산업인력공단 관계자는 “일부 문제를 일으키는 외국인근로자들 때문에 열심히 일하는 외국인근로자들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다”며 “검증된 외국인 노동 인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유관기관과 협조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혁준기자 khj@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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