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구청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인천시 남구는 전·현직 구청장의 재대결과 야권 단일 후보 승부처 가운데 한곳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선거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한나라당 공천경쟁에서 탈락한 후보들까지 무소속으로 가세, 최대 변수로 작용될 전망이다. 이 지역은 인천의 대표적인 구도심권으로 주택재개발사업 등 도시재생사업과 일자리 창출, 교육환경 개선, 문화적혜택 등에 대한 기대심리가 크지만 만족도는 매우 낮다. 재개발·재건축사업지구로 54곳이 지정될만큼 급격한 도시재생 프로젝트들이 진행됨에 따라 새로운 도시 건설을 희망하는 유권자들의 욕구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한나라 이영수, 현직 프리미엄·구청사 이전 등 성과 내세우며 승리 장담
민주 박우섭, 당내 신뢰 두터워… ‘야권 단일후보’ 지지세력 확대 올인
무소속 이영환, 공천심사 불만… 한나라당 지지표 분산 변수로 부상
그동안 제3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여당 후보가 당선됐지만, 선거때마다 현직 구청장에 대한 프리미엄도 힘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로 유권자들의 심판이 냉정하다.
한나라당에선 이영수 구청장이 후보로 낙점돼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 구청장은 지난 4년 동안 인구 43만명의 거대 도시를 무난히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으며 첫 재선 구청장에 도전장을 냈다. 하지만, 공천경쟁을 벌였던 이영환 전 시의회 의장이 오는 7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지표 분산이 이 구청장의 재선 도전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의 박우섭 전 구청장이 야권단일후보로 추대돼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박 전 구청장은 당내 신뢰가 두터운데다 지지층 기반도 확고하다.
특히 이번 지방선거에선 민주노동당과 국민참여당 등 범야권의 정책연합과 선거연합 등을 통해 지지세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영수 구청장(60)이 후보로 확정되면서 여당 강세를 이어갈 각오다.
도시재생사업을 위한 ‘지속적인 행정’을 강조하는 이 구청장은 “남구 발전이 더딘 이유는 재선에 성공한 구청장이 없기 때문”이라며 “54곳에 이르는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이 매끄럽게 추진될 수 있도록 재선에 성공,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직 프리미엄에다 임기 동안 인천에선 처음이자 가장 많은 ‘작은 도서관’ 건립, 동 통폐합 잡음 없이 마무리, 복합 민원 원스톱 처리시스템 구축, 전국 주민자치박람회 성공 개최, 재래시장 살리기 역점 추진 등을 대표적인 성과로 내세우며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
숙원사업이던 구청사 이전문제를 자신의 임기 내 매듭 지은 점도 선거전 때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주요 공약사항은 주안 문화산업진흥지구 지정에 따른 문화콘텐츠산업 육성, 용현·학익지구 내 문화복합센터 건립, 노인일자리 창출, 1동 1도서관 갖기 추진, 자연과 어우러지는 녹지공간 확보, 교육환경 개선 및 학력 향상을 위한 교육예산 확대 등이다.
◇민주당
박우섭 전 구청장(55)이 후보로 선출됐다.
당 차원에서도 오랜 기간 동안 박 전 구청장을 적임자로 지목한만큼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후보들 가운데 가장 승산 있는 후보로 꼽히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은 학생운동권 출신으로 민주쟁취국민운동본부 상임위원과 민주화운동청년연합 의장 등으로 활동했고 민주당 정책실장, 국회 정책연구위원, 국회의장 비서실장 등을 거쳐 지난 2002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으로 남구청장에 당선됐다.
임기 중 열린우리당으로 이적, 재선에 도전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이영수 구청장에게 패배, 순탄찮은 정치역정을 걸어오고 있다.
하지만 구청장에서 물러난 뒤에도 지역사회에서 꾸준히 활동해 인지도가 높은 편이며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 구청장을 앞질러 고무된 분위기다.
한나라당 표가 분산될 분위기에서 야권 단일후보로 추대돼 더욱 힘을 받고 있다.
박 전 구청장은 “국민권익위원회의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결과 남구가 전국 69개 자치구 가운데 68위로 초라한 성적을 거둔 건 단체장 책임”이라며 “친환경무상급식 등 교육의 기본권이 지켜지고 일자리 창출과 주거권, 건강권 등 사회·문화적 기반이 탄탄한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무소속
이영환 전 시의회 의장(69·여)이 한나라당 공천심사에 불만을 갖고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크다.
이번 남구청장 선거의 최대 복병이라 할 정도로 이 전 의장의 가세는 한나라당 후보를 잔뜩 긴장시키고 있다.
가뜩이나 민주당 후보와 박빙 승부가 예상된 가운데 한나라당 지지표까지 분산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이 구청장의 재선가도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이 전 의장은 현재 인천지법에 ‘남구청장 한나라당 추천후보 선정결의 효력정지 가처분신청’을 내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지만 무소속 출마는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공천심사 과정부터 당과 지역구 당협협의회장에 대한 불신과 배신감 등이 큰데다 지지자들 역시 무소속 출마를 종용하고 있어 더이상 물러설 이유도 없다는 게 이 전 의장의 속내다.
그는 “11년 동안의 의정활동 경험과 지방자치 전문가 노하우를 최대한 발휘, 어머니와 같은 살림꾼으로 남구의 희망을 책임지겠다”며 “환경과 복지를 생각하며 일자리를 창출하고 교육을 바로 잡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91년 초대 남구의회에 첫 발을 디딘 후 2~3대 시의원과 전국 최초 광역의회 여성 의장을 지냈으며, 한나라당 인천시당 부위원장, 숭의3·4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부광유치원 설립자, 인항고 이사, 새생명찾기운동본부 고문 등을 맡고 있다.
주요 공약은 인천대 이전 부지에 교육문화타운 건설, 주안·도화공단 및 재래시장 활성화, 용산 급행열차의 제물포역 정차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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