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린 B-boy들 '軍면제쇼'

군대 안가려 인터넷·책 보고 '정신질환자 행세'…후배들에도 전수

정신질환자 행세를 하며 병역을 면제받은 유명 B-boy 댄스그룹 멤버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환청이 들린다'며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속여 병원에 입원해 병역을 면제받은 혐의로 모 B-boy 그룹 멤버 이모(25)씨 등 3명을 불구속입건했다고 3일 밝혔다.

 

공소시효가 끝난 황모(30)씨 등 6명에 대해서는 병무청에 병역면제 처분을 취소할 것을 통보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001년을 전후로 병무청 신체검사에서 현역입영 대상자(1급~3급) 판정을 받은 이들은 2002년 5월~2009년 6월 정신질환이 있는 것처럼 의사를 속여 병원에 입원했다.

 

이들은 인터넷과 서적을 통해 정신질환 증상을 미리 숙지한 뒤 병원에서 "환청이 들린다" 또는 "헛것이 보인다"는 등 가족을 시켜 의사에게 거짓말을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에는 부모를 설득하지 못해 집 안에서부터 실제로 정신병자 행세를 한 멤버도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특히 병역을 면제받은 팀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정신질환자로 행세하는 노하우를 알려주기까지 한 것으로 경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들은 한 달 이상 정신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경우 면제 대상인 신체검사 5급을 판정받는다는 점을 악용해 29~40일 동안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중에 정신분열증 치료약을 실제로 복용하기까지 했으며, 퇴원한 이후에도 장기간 약물 처방을 받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병무청에 병역처분 변경원을 제출, 신체검사 재심사에서 한 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5급을 받아 병역을 면제받을 수 있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정신병자는 병역을 면제받는다"는 소문을 전해듣고 장기간 정신병 치료를 받았지만, 이 기간 동안 B-boy 댄스경연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버젓이 해외로 출국하는 등 이중생활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조사에서 이들은 댄스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황씨 등 9명에 대한 병역비리 사실을 병무청에 통보하는 한편 다른 비보이 그룹의 병역비리 여부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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