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안합니다… 끝까지 함께하지 못해 미안합니다”

김현래 중사 애끓는 추도사… 온 국민 숙연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천안함 ‘46용사’의 영결식에서 생존한 김현래 중사의 떨리는 목소리의 추도사가 온 국민을 슬프게 하고 있다.

 

천안함 갑판부사관인 김 중사는 사고 당시 함수에 있다가 구조된 58명 중 한 명. 생존 승조원들을 대표해 김 중사는 갑작스러운 사고로 46명의 동료를 뒤로 한채 살아남은 절절한 심경과 미안함을 추도사에 고스란히 담은 것.

 

“2010년 3월 26일 밤! 경비작전 임무를 수행하던 우리의 일상은 끔찍한 굉음과 함께 산산조각 났습니다” 김 중사가 사고 당시 상황을 시작으로 추도사의 운을 떼자 생존장병들은 그때의 기억 때문인지 침통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다.

 

“우리의 모든 것인 천안함은 순식간에 침몰되었고, 정겹던 전우들도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천안함을 ‘우리집’이라고 부르며 큰 애착을 가졌던 천안함 승조원들. 생존장병은 자신들이 그토록 사랑했던 천안함이 반으로 갈라진 처참한 몰골로 변하고 가족같던 동료 46명이 세상을 떠난 것이 아직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

 

김 중사가 “몸과 정신이 마비되는 가운데서도 서로를 격로하며 한 명 두 명 구조선에 올랐지만, 당신들의 애끓는 영혼에는 미처 닿지 못했습니다”라고 울먹이자 생존장병도 슬픔에 복받쳐 어깨를 들썩였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또 미안합니다. 그대들을 천안함 속에 남겨둬서 미안합니다. 그대들과 함께 끝까지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김 중사는 모든 생존자를 대표해 동료를 차디찬 바다에 두고 떠나야 했던 미안함을 사죄하고 또 사죄했다.

 

그러나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황.“친구여, 선·후배여, 전우여! 그대들의 가족과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이제 더이상 미안하다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생존자들은 이제 46용사를 편히 보내주고 이들을 위한 삶을 살기로 다짐했다.

 

김 중사는 “여러분의 못다 이룬 꿈과 사랑을 우리가 실천하겠습니다”고 의지를 다졌다.

 

김 중사가 먼저 간 전우들에게 이 나라를, 우리 바다를 지켜달라고 마지막 부탁할 때는 곳곳에서 흐느낌이 커져갔다.

 

그리고 김 중사는 모든 생존장병과 한마음으로 “여러분들의 영전에 한 송이 꽃을 바치며 보내고자 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필승!” 이라고 외쳤다.  /강해인기자 hikang@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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