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현동 토박이 vs 야권 단일후보… 무주공산 쟁탈전

인천시 남동구청장을 향해 뛰는 사람들

인천시 남동구는 10개 구·군 가운데 유일하게 윤태진 현 구청장이 3선으로 물러나면서 ‘무주공산(無主空山)’이 된 지역이다. 인구 46만명에 시청을 비롯해 각종 행정기관들과 상공회의소, 국가산업단지인 남동산단 등이 밀집, 행정과 경제가 어우러진 정치 1번지이기도 하다.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도·농 복합도시로 최근 선거에서 한나라당이 승리를 이어가고 있다. 구청장 후보로는 한나라당 최병덕 시의원(52)과 민주노동당 배진교 인천대공원 유료화 반대 대책위원장(41) 간의 맞대결로 압축됐다.

 

최 시의원은 남동갑 예비 경선에서 3선 시의원인 신영은 예비후보를 물리친데 이어 최종 경선에서도 시의회에서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펼친 강석봉 예비후보마저 따돌리며 남동구청 입성에 성큼 다가섰다. 시의회 기획행정위원장 등 8년 동안의 의정활동으로 지역 현안을 충분히 파악하고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중산층 취학전 아동보육비 전액 지원과 직장보육시설 설치 확대 등과 같은 출산장려 관련 공약들을 중점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논현동 토박이로 합리적인 사고를 바탕으로 준비된 구청장 후보라는 점을 적극 홍보하겠다는 각오다. 배 위원장도 지난 2006년 구청장선거와 같은해 제18대 국회의원 보궐선거 등에 출마, 13.09%와 11.67% 등을 득표하면서 지역정계 주요 인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남동구 학교급식지원조례 제정운동본부장과 남동구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상임대표 등을 역임했다. 구월 주공재건축단지 등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의 연령층도 30~40대로 젊어지고 있어 이들을 효율적으로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나라 최병덕, 2차례 당내 경선 극적 승리… 당조직 결집·지역현안 파악 장점

민노당 배진교, 일찌감치 낙점… 교육비전 제시하며 30~40대 주부층 공략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최병덕 시의원을 경선을 통해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최 후보는 본선 보다 더 어렵다는 2차례의 당내 경선을 극적인 승리로 이끌면서 가파른 상승곡선을 이어가고 있다.

 

장수·도림·논현동 등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한 보수 성향의 지역 정서와 시정 활동 등을 통해 준비된 구청장 이미지를 부각시킨다면 승리가 어렵지 않다는 판단이다.

 

지난 2002년과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윤태진 전 구청장이 58.2%와 58.28% 등의 지지율로 당선된 점 등을 감안한다면 특별한 악재가 없을 경우 윤 전 구청장의 바통을 무난히 이어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요 공약은 ▲서민 중산층 취학전 아동 보육비 및 유치원비 전액 지원 ▲남성 출산휴가 유급전환 ▲임신 출산 진료비 지원 확대 ▲영유아 대상 A형간염 백신 무료 접종 등이다.

 

국회의원 2석과 시의원 4석 모두를 장악하고 있는 당의 조직력이 결집되고 논현동 토박이인 최 후보의 장점이 활용된다면 인천지역 기초단체장 가운데 최고 득표까지 노려볼만 한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남동 갑·을 지역구 국회의원 간 대리전 양상으로 치뤄진 2차례의 경선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을 어떻게 수습하느냐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종 경선에서 강석봉 예비후보 지지를 공식 선언했던 윤태진 전 구청장을 비롯한 역대 구청장들과의 협력관계 회복여부도 관건이다.

 

◇민주노동당

민주노동당은 이 지역의 민주노동당 대표 선수격인 배진교 인천대공원 유료화 반대 대책위원장을 일찌감치 낙점해 놓고 수도권 기초단체장 진입에 도전하고 있다.

 

남동구는 이번 야권연대과정에서 동구와 함께 민주노동당 몫으로 할애받은 2곳 중에 하나인만큼 어느 때보다 기대하고 있다.

 

민주노동당은 배 위원장이 지난 2006년 5·31 지방선거에서 13%라는 적지 않은 지지율을 얻었으며, 같은해 제18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열린우리당 후보를 제치고 2위를 차지하는 선전을 펼쳤다는데 희망을 걸고 있다.

 

그동안 선거를 치루며 닦은 지역 기반과 야당 연대 단일 후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할 방침이다.

 

배 위원장은 현 정부 불신에 따른 이반현상이 야권 지지 결집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지역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재건축을 통해 대규모 아파트단지들이 들어서면서 개혁세력 지지층인 30~40대 유권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로 기대하고 있다.

 

배 위원장은 교육 개혁을 기대하고 있는 30~40대 주부층에게 교육비전을 제시하며 집중적으로 공략할 방침이다.

 

주요 공약은 ▲친환경 무상급식 핀란드식 혁신학교(창의적 학습방식) 육성 ▲양질의 공공 산후조리원 설립 ▲보육시설에 대한 지원 ▲실버계층 대상 사회적 기업 일자리 확충 등이다.

 

야권 후보 단일화에 반대하는 민주당 신맹순·성하현·김완용 예비후보들의 반발을 어떻게 잠재우고 야권 후보 단일화 시너지를 극대화하느냐는 숙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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