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보단 싼 가격' 한국선 하이브리드차 "장사안돼"

최근 업계를 막론하고 친환경이 대세다. 온실가스의 주원인인 이산화탄소를 끊임없이 내뿜는 자동차 분야야말로 친환경을 외면할 수 없는 대표적 산업이다.

 

친환경 자동차하면 떠오르는 것,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 차라고 한다면 전기차, 수소차가 꼽히지만 아직 상용화단계에 진입하지 못했다. 현실성있는 대안이 바로 화석 연료 비중을 낮춰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인 하이브리드차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7월 아반떼 하이브리드를 내놓으면서 국내 자동차업계도 본격적으로 친환경 자동차 양산에 돌입했지만, 이미 세계 무대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상용화된지는 10년이 넘었다.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 업계는 혼다, 도요타 등 일본 브랜드를 필두로 주로 해외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 들어온 해외 브랜드들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들여오길 망설이고 있다.

 

대부분의 브랜드가 하이브리드 모델을 갖고 있지만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은 혼다의 Civic Hybrid, 렉서스 GS450h, LS600hL, RX450h, 메르세데스-벤츠 S 400 Hybrid, 도요타 Camry Hybrid, Prius 등 7종이 전부다.

 

이 가운데 지난 2007년 가장 빨리 국내 시장에 들어온 혼다의 Civic Hybrid는 발매 4년째인 지금까지 603대가 팔렸을 뿐이다.

 

혼다 코리아 정지영 팀장은 "일본은 전체 차량 가운데 10%를 하이브리드 차량이 차지하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아직 많이 나가지 않고 있다"며 "동급 가솔린 차량보다 15% 이상 비싼 가격이 가장 큰 장벽"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별 볼일 없는 세금혜택과 전기모터는 힘이 없다는 한국 소비자들의 인식이 더해지면서, 가격과 성능에 하이브리드차의 친환경성이 가려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혼다는 연내에 또 다른 하이브리드 차량인 Insight와 CR-Z를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지만, 정 팀장은 "초기 시장을 끌고 간다는 의미에서 들여온다"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S 400 Hybrid도 지난해 9월 국내에 소개된 후 지금까지 99대만 팔렸다.

 

국내 브랜드라고 별다르지 않다. 국내 첫 하이브리드 차량인 현대의 아반떼 LPI Hybrid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지금까지 단 5천 150대가 팔렸다. 2009년 전체 아반떼 판매랑 11만대에 비하면 턱없이 작은 수치다.

 

이처럼 해외 자동차 브랜드들은 한국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이 돈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시장이 커지길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푸조(3008)와 BMW(Active Hybrid X6, Active Hybrid 7)가 올해 말이나 내년쯤 국내에 하이브리드 차량을 들여올 계획을 갖고 시장성을 저울질 중이지만, 대다수 브랜드들은 연비를 개선한 디젤 차량을 친환경차로 홍보하며 국내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친환경보다는 경제성에 더 관심이 있다"며 "이러한 인식이 바뀌지 않는다면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장은 쉽게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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