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중구청장
오랫 동안 ‘인천의 정치 1번지’로 꼽히고 있는 지역중구의 6·2 지방선거 구청장 후보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공천을 확정지은 한나라당 박승숙 현 구청장(73·여)과 민주당의 김홍복 전 중구농협조합장(58)의 대결 뿐만 아니라 공천에 불복하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노경수 전 인천시의원(61)의 행보도 주목해볼만 하다.
인천항-국제공항 자리한 국토의 관문… ‘인천 정치1번지’로
유권자 특정 정당 지지보다 시대적 흐름·인물 중시 경향 뚜렷
박 구청장·노 전 의원 등 유사-허위학력기재 선거 변수로 부상
현재 중구의 인구는 9만여명 정도지만 19세 이상 유권자들은 7만2천여명에 이를 정도로 노령층들이 많다. 그러다보니 정치색은 여당과 보수쪽에 가깝지만 그동안의 지방선거 결과를 보면 일방적으로 특정 정당을 지지하기 보다 시대적 흐름이나 인물 등을 중시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영종·용유를 중심으로 신도시가 들어서면서 서서히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선거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에서 민자당(현 한나라당)과 민주당, 자민련 등 3개 정당 후보들 가운데 민자당 이세영 후보가 당선된 이후 지난 1998년 제2회 지방선거에서 국민회의로 정당을 바꾼 이세영 후보가 단독 출마, 2회 연속 구청장으로 당선된 바 있다.
이후 이세영 당시 구청장이 국회의원 출마를 위해 사퇴한 뒤 열린 보궐선거에선 민주당의 김홍섭 후보가 경쟁 후보 5명을 따돌리고 압도적으로 당선됐다.
지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선 전국적인 한나라당 열풍과 대세를 같이 해 박승숙 현 구청장이 52%에 가깝게 득표하며 압승을 거뒀다.
중구는 인천 경제를 이끌어 가는 인천항과 인천국제공항 등이 자리잡고 있어 우리나라의 관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데다 영종도가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받은 뒤 무한한 개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더욱이 관광특구 거리로 지정받은 월미도와 차이나타운 등을 비롯해 관광레저단지로 개발 중인 용유·무의도와 구청사 인근에 들어선 인천아트플랫폼, 와인갤러리 ‘셀라리움’, 하버파크 호텔 등 관광 인프라들을 갖추며 인천 관광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박승숙 현 구청장이 현역 프리미엄을 얻고 재선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아니면 한나라당 공천 갈등으로 무소속 출마한 노경수 전 시의원이 급부상할 지, 한나라당 표심 갈라 먹기로 김홍복 민주당 후보가 ‘어부지리(漁夫之利)’를 얻게 될 지 등이 관전 포인트이다.
박 구청장과 노 전 시의원 등이 각각 유사 학력과 허위 학력 등을 기재했다는 혐의로 고발돼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만큼 선거의 변수가 될 지도 관심사다.
현재로선는 3명의 후보 모두 자신들의 지역기반이나 강점 등이 분명하고 차별화돼 있어 우열을 점치기 힘든 상황이다.
박승숙, 첫 여성 자치단체장으로 ‘관광명품 도시’ 결실 명분
김홍복, 후보 경선서 압도적 지지·보수층 표심 분산 ‘자신감’
노경수, 무소속으로 ‘토박이론’기치…지역발전 적임자 공언
◇한나라당
한나라당은 중구청장 후보로 박승숙 현 구청장을 확정했다.
한나라당 인천시당은 지난 22일 제3차 운영위원회를 열고 박 구청장과 노경수 시의원 가운데 박 구청장을 최종 후보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노 시의원이 불복,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으며 함께 공천경쟁을 벌였던 조병호 시당 민원위원장은 결과에 승복, 출마를 포기했다.
구민들이 뽑은 첫 여성 지방자치단체장인 박 구청장이 한나라당 여성전략공천에 성공하면서 현직 프리미엄을 앞세워 재선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우선 박 청장은 후보 등록 시점인 다음달 13일까지 중구 현안문제 해결에 나서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각오다.
지난 4년 동안 추구해온 ‘관광 명품 도시’ 결실을 맺기 위해서라도 지금까지 순조롭게 흘러왔던 발전가도를 계속 이어갈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조금씩 결과가 나오고 있는 월미도 문화의 거리 친수공간사업과 자유공원 리모델링, 이제 시작 단계인 ‘개항장 근대역사 문화지구’ 지정 등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지도 내보이면서 소소한 지역 행사들마다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등 선거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노 시의원의 무소속 출마로 인한 한나라당 표 분산과 적지 않은 나이에 대한 부담이 넘어야할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박 구청장은 인천여고를 졸업했으며 시의회 2~4대 의원, 시의회 4대 2기 의장 등을 역임, 대표적인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를 매김하고 있다.
◇민주당
민주당은 김홍복 전 중구농협 조합장이 경선을 거쳐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민주당 인천시당은 지난 21일 국민참여방식으로 중구청장 후보 경선을 실시, 71.3%의 지지율을 얻은 김 후보가 정춘근 후보(28.7%)를 42.6% 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김 조합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현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4년부터 중구농협을 이끌어 온 풍부한 경험과 노련함, 다른 후보들에 비해 젊고 참신하다는 패기를 강점으로 들고 나와 벌써부터 승리를 예견하고 있다.
인천대 경영대학원 마케팅 석사와 인하대 경영대학원 박사 마케팅과정 등을 수료했으며 중구의회 초대 의원과 농민신문사 이사 등을 역임하고 4대째 중구농협 조합장을 맡아 오고 있다.
일단 민주당 분위기는 여유로운 편이다.
노 전 시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하는만큼 보수세력 표심이 분산돼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무소속
한나라당 공천에 실패한 노경수 전 시의원이 탈당한 뒤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했다.
노 전 시의원은 지난 19일 중구 신생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6·2 지방선거 한나라당 인천시당 공천심사위원회의 중구청장 후보 공천 결과는 한마디로 대표적인 밀실야합 행위”라고 규정한 뒤 “지난 7년 동안 몸담아 왔던 한나라당을 탈당, 구민들의 뜻에 따라 무소속으로 중구청장 선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나라당 부설 여의도연구소의 여론조사 결과에서 현역 구청장을 포함한 4명의 공천 신청자 가운데 1위를 차지했는데도 경선조차 하지 못한 채 공천에 실패,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구 토박이론’을 내세우고 있는 노 전 시의원은 지역상권이 무너지면서 슬럼화된 중구의 옛 영화를 되살리겠다는 포부를 앞세워 지역에서 성장하고 지역을 잘 알고 있는 자신이 중구 발전의 적임자라고 공언하고 있다.
영종·용유·무의 주민들에 대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중구 항동 라이프아파트 주민들을 위한 이주대책 수립 등 지역 난제들에 적극 나서 지역 주민들의 신망을 얻었으며 과감한 결단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노 전 의원은 지역 내 축현초등학교와 송도중·고교, 인천전문대 출신으로 3대 구의회의원, 시의회 4대 2기 부의장, 시의회 5대 1기 부의장 등을 역임했다. /김미경기자 kmk@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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