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경기는 악몽이었다. 오랫동안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는데..."
박찬호(37)가 뉴욕 양키스 데뷔전의 악몽에서 깨어났다. 8일(한국시간)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회 마운드에 올라 3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연장 10회 3-1 팀 승리에 기여했다. 개막전 패전의 아픔을 시즌 첫승이자 통산 121번째 승리로 달랬다.
메이저리그 구단 홈페이지는 박찬호가 불안한 몸상태에서 등판해 오랜 이닝 마운드를 지키면서 불펜 부담을 덜어줬다고 칭찬했다. 또한 개막전 동점홈런의 아픔이 연상되는 스릴넘치는 장면도 여러차례 있었지만 고비를 잘 넘기고 제 역할을 충실히 했다고 덧붙였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박찬호는 최근 몸상태가 좋지않아 이날 등판 가능성은 희박했다고 한다. 하지만 구단의 예상과는 달리 박찬호는 출전 준비를 마쳤다. 조 지라디 감독이 이날 조바 챔벌레인, 알프레도 아세베스 등 주축 불펜투수를 아끼기로 결정한 가운데 박찬호의 어깨는 무거웠다.
지라디 감독은 당초 7회 마운드에 오른 박찬호에게 5명의 타자를 맡기고 8회 좌타자인 데이빗 오티즈 타석에서 좌완투수 다마소 마르테를 투입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박찬호가 무안타 호투를 이어가자 오티즈와의 승부를 허락했고 박찬호는 오티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워 벤치의 기대에 부응했다.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박찬호가 잡은 아웃카운트 9개 중 다수가 플라이아웃이었다. 그 중 3개는 맞는 순간 양키스 선수 모두가 움츠러들만큼 위협적인 타구였다. 하지만 지난 개막전과는 달리 담장을 넘어가는 타구는 없었고 모두 야수의 글러브 속으로 빨려들어갔다.
박찬호는 이날 구단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 "첫 경기는 악몽이었다. 오랫동안 홈런을 허용하지 않았는데"라고 말했다. 박찬호가 정규시즌에서 홈런을 허용한 것은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이었던 작년 5월2일 이후 처음이었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개막전에서의 부담을 이겨내고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홈페이지는 "박찬호가 개막전 실패를 되풀이했어도 양키스는 그를 비난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좋지않은 몸상태로 역투를 펼친 박찬호의 투혼을 높게 평가했다. 과거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때 한솥밥을 먹었던 양키스 내야수 알렉스 로드리게스도 "오늘 박찬호는 훌륭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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