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론 시즌 30세이브 이상은 해내야 목표를 달성하겠죠."
'뱀직구 마무리' 임창용(34.야쿠르트 스왈로스)이 2010 시즌 목표를 분명히 밝혔다. 일본 무대 통산 100세이브 달성이다.
1995~1998년 해태, 1999~2007년 삼성에서 뛰면서 통산 104승 66패, 168세이브, 평균자책점 3.25를 남긴 임창용은 2008년 일본으로 건너오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2006, 2007년 삼성에서 두 해 합쳐 6승7패라는 보잘 것 없는 성적에 그치자 '임창용은 한물갔다'는 평판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일본으로 건너와서는 보란 듯이 성공했다. 직구 스피드를 무려 시속 160㎞까지 끌어올려 일본프로야구 역대 2위 광속구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2008년 33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은 지난해 28세이브를 더했다. 2년 연속 25세이브 이상을 올리면서 일본에서도 정상급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았다.
작년엔 2008년보다 세이브 숫자는 줄었지만 평균자책점은 3.00에서 2.05로 좋아졌다. 더욱이 지난 시즌 중반까지 무실점 행진으로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도 얻었다.
두 시즌 합쳐 61세이브를 올린 임창용이 '100 고지'까지 남은 세이브 수는 39개. 결코 쉬운 목표는 아니다.
일본 도쿄 도심에 위치한 메이지진구구장 클럽하우스에서 만난 임창용은 "올해 목표는 별다른 것이 없다. 똑같이 마무리로서 자리를 지키고자 하는 것이 목표라면 목표"라고 담담히 말했다.
그래도 달성하고픈 뭔가가 있지 않겠느냐고 묻자 기어이 "통산 100세이브는 꼭 달성하고 싶다"고 말했다. 물론 시간만 흘러도 내년 쯤에는 100세이브를 넘어서겠지만 임창용의 말에는 '올해 달성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가 묻어났다.
그는 "그렇게 하려면 시즌 30세이브 이상은 넘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지난 시즌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는 이와세 히토키(주니치)로 41개를 쌓았다. 2위는 나가카와 가쓰히로(히로시마)의 36개. 임창용은 3위에 그쳤지만 '세이브의 질'은 이와세, 나가카와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었다.
임창용은 1999년 삼성에서 38개를 올린 것이 한 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 기록이다. 이 기록보다 하나를 더 쌓아야 올해 100세이브에 도달한다.
일본의 한 시즌 최다 세이브는 후지카와 규지(한신)의 46개.
올해 연봉 160만달러에 재계약한 임창용은 미국 진출보다 일본에서 FA(자유계약선수)를 획득하는 쪽으로 진로를 정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그는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다고도 못박지 않고 있다.
일본에서 단기간에 목표를 이룬다면 빅 리그 도전도 섣불리 접을 이유는 없다는 속내도 있는 셈이다.
임창용은 지난달 28일 니혼햄 경기에서 9회말 한 이닝을 깔끔하게 막고 마무리에 성공했지만 지난 6일 니혼햄 경기는 1이닝 3피안타 1실점에 폭투까지 저질러 매끄럽지 못했다.
임창용은 12일 소프트뱅크 호크스를 상대로 등판할 예정이다. 타선에는 이범호(29)도 끼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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