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청자들 "작업시간,노동강도 불만" vs 업체 "고령층 많아 선발에 애로"
희망근로 사업에 참여한 인력을 중소기업에 취업시켜주는 '중소기업 일자리 희망근로사업'이참가자와 기업체 모두를 실망시키고 있다.
23일 오후 부산 모 구청 중소기업 일자리 희망근로사업 면접장. 올해 희망근로 사업 참가 신청자들 가운데 구청의 심사를 거친 70여 명의 면접 대기자가 긴장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었다.
장내 방송으로 면접 시작을 알리자 참가자들은 각자가 지망하는 기업체 면접관 앞에서 신중하게 면접에 응했다.
하지만 면접을 마친 일부 참가자들은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비교적 여유있는 시간과 근무강도의 희망근로 사업과는 달리 주말 근무와 잔업 등 강도 높은 근무를 요구하는 면접관의 말에 당황한 것이다.
한 참가자는 "주 5일 근무에 비교적 여유있는 희망근로 사업 작업강도를 생각하고 왔는데, 기업에서는 잔업 등 원하는 것이 많이 있다"며 "시간과 노동강도가 마음에 들어 희망근로를 신청했는데 실망이 크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가자는 "기업체는 희망근로가 끝나는 4개월 후에도 계속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고 하는데, 애초부터 그럴 생각이 없었다"며 "희망근로 사업 참가 확정이 됐다는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이 자리에 오지도 않았을 것이다"고 실망감을 나타냈다.
기업들도 지자체로부터 한 사람 월 60만 원의 임금을 지원받는다는 이점이 있지만 과연 이들이 업무에 적응할 수 있을지 우려하는 분위기다.
참가 업체의 한 면접관은 "희망근로에 참가하는 분들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을 받는 사업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과연 작업에 충실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며 "대부분 고령층이 많아 합격자를 선발하는데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관내에 제조업체가 몰려있어 11개의 기업이 참가신청을 한 A구청은 면접을 볼 수 있는 장을 마련했다는 것만으로도 상황이 좋은 편이다.
부산의 B 구청은 한 개의 기업이 신청을 했으나 그조차 지자체 지원금보다도 적은 임금을 제시해 결국 사업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C 구청은 9개 업체에서 구인을 희망했지만 지원자 가운데 원하는 조건에 맞는 인력이 없어결국 한 명의 취업연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와 저소득층의 안정적인 취업을 목표로 시작한 중소기업 일자리 희망근로 사업이 현실성 없는 사업 추진으로 실효성에 의문만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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