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HD 자녀 둔 엄마… 우울증 주의보

건강한 아동의 부모에 비해 스트레스 높아 권위적 통제·과보호 등 부정적 양육 초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자녀를 둔 엄마는 그렇지 않은 엄마보다 우울증에 걸리기 쉽고, 이 때문에 부정적인 자녀 양육 태도를 갖게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26일 홍현주 한림대성심병원 소아정신과 교수팀은 ‘2007 아동 정신보건 사업’의 일환으로 군포시 관내 초등학교 1학년 아동들의 정신 건강상태를 평가한 자료를 바탕으로, ADHD 자녀를 둔 엄마의 우울증에 대해 연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ADHD 아동의 부모 스트레스 높아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는 학령기 아동에서 가장 흔한 정신과 질환으로, 학령기 아동에서 유병율은 3~5% 정도이다. 이번 연구는 초등학교 1학년 673명 중 ADHD로 진단된 46명의 아동과 ADHD로 분류되지 않은 627명의 아동을 대조군으로 실행됐다.

 

이어 그룹별로 엄마의 우울증을 ‘우울증 자가 평점 척도(BDI)’를 사용해 측정했다. BDI는 ▲우울하지 않은 상태(0∼9점) ▲경도 우울증(10∼15점) ▲중증 우울증(16∼23점) ▲심한 우울증(24∼43점) 등 4단계로 결과가 나온다. ADHD 진단군의 엄마들은 평균점수가 10.67로, 경도 우울증 단계에 속했다. 반면 정상 아동군의 엄마는 6.42점으로 우울하지 않은 상태였다. 또 엄마의 양육행동을 평가하기 위해 엄마의 양육행동 설문지를 시행했다. 이 설문에는 합리적 지도, 애정, 권위주의적 통제, 과보호, 적극적 참여 등에 관한 항목들이 포함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ADHD 아동의 부모는 건강한 아동의 부모에 비해 자녀 양육과 관련된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ADHD 아동은 반항적이고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규율을 잘 지키지 않는 등 문제 행동을 지속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만큼 부모의 스트레스도 높다는 것.

 

엄마의 양육태도 비교에서도 ADHD 진단군의 엄마는 비진단군 엄마에 비해 합리적 지도, 애정 항목의 점수가 낮게 나타났고 권위주의적 통제, 과보호 항목의 점수는 높게 나타났다.

 

이에 대해 홍현주 교수는 “양육과 관련된 스트레스가 엄마에게 우울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반대로 엄마의 우울장애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엄마가 우울하면 자녀 공격성 높아지는 등 악순환

 

더 큰 문제는 이런 양육 태도 때문에 ADHD에 걸려 있는 아이들이 더 저항하고 공격성향도 강해진다는 것이다. ADHD 증상이 악화되는 것. 특히 엄마가 과잉보호를 할수록 자녀의 ADHD 증상도 심해졌다.

 

이번 연구에서도 이는 통계적으로 입증됐다. 아이들에게 어른의 기준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권위주의 통제’ 점수는 ADHD 진단군의 엄마가 35점 만점에 25.91점으로, 정상 아동군 엄마의 22.98점보다 높았다. 또한 아이들을 지나치게 보호하려는 ‘과잉보호’ 점수도 ADHD 진단군의 엄마가 18.33점으로, 정상아동군 엄마의 16.61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아이들에게 해도 될 것과 해서는 안 될 것에 대한 분명한 기준을 제시하는 ‘합리적 지도’ 점수와 친밀감을 갖고 아이를 대하는 ‘애정’ 점수는 대체로 정상아동군의 엄마가 ADHD 진단군의 엄마보다 높게 나타났다.

 

우울증은 대체로 권위주의 통제를 많이 하려는 엄마일수록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 교수는 “아동의 ADHD 치료와 더불어 ADHD 아동 엄마의 우울증상에 대한 적극적인 조기 평가 및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철원기자 ycw@ekgib.com

ADHD ?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영문 약자인 ADHD로도 많이 알려져 있음)는 뇌의 발달과 연관된 문제(신경발달장애)로, 과잉행동(줄기차게 움직임), 충동적인 행동(자기조절 없이 행동함), 주의력의 문제(주의집중을 할 수 없음)를 일으킨다. ADHD는 소아청소년정신과 외래에서 가장 흔히 보게 되는데 학령기아동의 유병율은 3~5% 정도이고 여아보다 남아에서 더 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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